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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통계조차 없는 회색지대…노동법 보호 못 받고 최저임금 제외
노동부, 일터기본법·근로자추정제 추진…국회 문턱 가로막혀 공전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보장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8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근로자의 날'이 63년 만에 '노동절'로 바뀌며 전 국민이 쉴 수 있는 법정 공휴일이 됐지만, 노동을 하면서도 노동자가 아니어서 휴일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있다.
업체에 소속돼 노동을 제공하지만,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정부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규모를 약 210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절에 맞춰 '일터 권리보장 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국회 문턱에 가로막혀 권리 보장은 늦어지게 됐다.
1일 고용노동부의 '플랫폼 종사자 규모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의 실질 인원을 약 210만명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는 약 126만명, 플랫폼 종사자는 약 80만명, 프리랜서는 약 66만명이다.
다만, 화물·택배기사, 배달 라이더 등은 법·제도상 특수고용노동자면서 동시에 앱·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직종으로 중복 인원이 상당수일 것으로 봤다.
단순 합계 272만명에서 교집합 인원을 제외하고 산재보험 가입 노무제공자가 150만명인 것을 고려해 노동부는 중간 정도의 수치로 전체 인원을 추산했다.
노동부가 이같이 추산한 건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관련 통계가 부재해 현황 파악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노동부와 고용정보원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태조사를 발표했지만, 공표 정례화를 위한 국가통계 승인 신청이 반려되면서 공식 발표가 중단된 상태다.
결국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들은 통계 회색지대에 머물게 됐고, 통계에 기반한 정책 추진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플랫폼 종사자가 통계에 포착되지 않으면 그 규모와 특성을 파악하지 못해 적절한 정책 개발이 저해될 수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택배사 노동절 휴업일 미지정 규탄 및 특수고용노동자 차별 철폐 기자회견'에서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6.4.24 scape@yna.co.kr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의 가장 큰 특징은 업체에 소속돼 노무를 제공하면서도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점이다.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에 있다 보니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며 최저임금조차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각종 안전보건 법령으로부터 벗어나 산업재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상담 사례를 보면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노동자의 경우 공휴일 자체를 권리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절이 올해부터 '빨간 날'이 됐음에도 이들에게는 쉴 수 있는 선택권이 없는 셈이다.
노동부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터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도입을 추진했다.
일터기본법은 고용형태·근무방식과 관계 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을 법률로 명시하고, 국가 등의 지원 근거를 담은 기본법률이다.
근로자추정제는 민사상 분쟁에서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용자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게 하는 제도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는 것과 함께 일터기본법, 근로자추정제까지 '노동절 선물세트'로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국회 입법 과정이 답보 상태에 빠지며 지연되고 있다.
야당은 소상공인 부담 증가를 이유로 신중론을 펼치고 있고, 여당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입법 강행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다.
노동계는 일터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지난달 19일 서울 국회 인근에서 열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5.19 mon@yna.co.kr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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