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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1호' 지정됐지만…헌재 "실무 절차 아직 협의중"

입력 2026-04-29 12: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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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송부 방식·법원 대응 주체 등 미정…'준비 부족' 지적도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법원 재판의 헌법 위반 여부를 심리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한 달 반 만에 사전심사 문턱을 넘어 전원재판부에서 다룰 '1호 사건'이 지정되면서 향후 심리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끈다.


기록 송부 절차나 법원 대응 주체를 비롯해 실무 운영 방식을 확립하지 않고 제도가 사실상 '개문발차'한 터라 첫 재판소원 사건 심리 과정에서 세부 사항을 다듬어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지정재판부는 전날 사전심사에서 제약사 녹십자가 대법원의 과징금 확정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재판소원 청구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가 적법한 경우에만 전원재판부 본안 심리에 회부한다.


지난달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이달 27일까지 접수된 525건 가운데 처음으로 사전심사를 통과한 사건이 나온 것이다. 사전심사를 받은 266건 가운데 나머지 265건은 각하됐다.


녹십자 측이 취소를 구하는 재판이 대법원 확정 판결인 만큼 헌재는 대법원장을 피청구인으로 두고 전원재판부 회부 사실을 통지하고 답변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녹십자 측 대리인은 법무법인 율촌이다.


다만 법원행정처나 담당 재판부 등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 통지서 등을 보내 실제 답변을 요청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통상 법원이 피고인 행정소송의 경우 법원의 소송수행자가 이를 대리하지만, 재판소원 절차와 관련해선 세부 방침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재판기록 송부가 필요한 경우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을지도 아직 협의 단계다.


헌재는 앞서 법원과 전자기록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종이 기록을 대량 배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는 방식, 법원 등이 전자헌법재판센터에 '기관회원'으로 가입해 자료를 업로드하는 형식 등으로 자료를 송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방식을 두고는 자료 유출 가능성을 비롯한 보안 우려도 제기된다. 법원은 물론 같은 이유로 검찰과도 '전자인증등본 방식 송부의 원칙적 합의'에도 구체적 방식에 대해선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실무적인 부분은 계속 협의 중이지만 절차 진행에 별다른 지장은 없다"며 "헌법소원 사건은 판결문만으로도 심리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기록 제출을 요구할 일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헌법소원 심판은 기본적으로 서면 심리로 진행한다. 다만,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변론을 여러 당사자나 이해관계인 등의 진술을 들을 수 있다.




헌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만약 헌재가 재판소원을 인용할 경우 후속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불확실하다.


당장 재판이 취소되면 후속 재판을 어느 심급에서 진행할지, 파기환송이나 재심 형식으로 진행할지 정해야 한다. 확정된 재판을 전제로 행해진 집행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지도 미지수다.


헌재는 헌재법에 따라 재판을 취소할 뿐 후속 재판 절차는 법원이 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구성해 향후 문제 될 수 있는 쟁점에 관한 검토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6개월가량 활동해 올해 안에 연구 결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사법부 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판소원 제도가 이처럼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시행되면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재판소원은 법원과 헌재 간 관계가 재설정되는 사안인 점 등을 고려해 대만은 재판소원 시행 전 3년 유예기간을 뒀다"며 "재판소원을 제대로 심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제도가 시행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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