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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사태 속 노동자성 인정 논의…노동계는 "근로기준법 개정" 주장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20일 오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화물연대 집회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2026.4.20 home1223@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특수고용직의 노동자성 인정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형식은 자영업자라도 실질적으로 종속됐다면 노동자"라고 언급하면서 관련 제도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일터기본법)이 노동자성 사각지대 해소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반면,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노동자성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24일 노동계와 노동부 등에 따르면 노동자성과 관련해서는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서 판단하는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는 실제로 고용돼 일하는 사람으로 국한돼 범위가 좁다. 반면 노조법에서는 구직자나 실직자도 노동자로 보는 등 노동자성을 더 폭넓게 인정한다.
예컨대 택배 기사 등과 같은 특수고용종사자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는 아니지만 이들로 구성된 단체는 노조법상 노조로 인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택배 기사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노동부로부터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아 합법 노조로 활동 중이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3권을 폭넓게 인정해 이들이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김영훈 장관이 "실질에 있어 종속됐다면 노동자"라고 언급한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노사 관계에서는 형식보다는 실질에 기초해 노동자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화물연대는 2002년 설립 후 이들의 투쟁을 사업주의 담합으로 보는 정부와 반목하며 최근까지 노동자성을 부정당했고, 노조법 개정 전후를 막론하고 노조법에 명시된 절차를 밟은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노조법상 노조가 아닌 법외 노조로 남아 있으나, 제도적인 틀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노동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상급단체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화물노동자들 입장에서는 SPC 판결 등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판단된 만큼 당연히 BGF리테일이 사용자라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만들어놓은 절차와 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흠결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는 결국 일터기본법을 제정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화물차 기사들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터기본법은 고용형태·근무방식과 관계 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을 법률로 명시하고, 국가 등의 지원 근거를 담은 기본법률이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규정되지 않은 이들이 노조법상 노동자라고 주장하며 단결해 무언가 요구하려면 법적 판단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중간단계인 일터기본법 등으로 이들의 제도적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주장처럼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노동자 추정 조항을 담는 방안은 노동자 정의를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보는 근로기준법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새로운 법을 마련한 것이다.
아울러 노동자가 있다면 사용자가 있는 만큼 양측 간의 균형을 맞추려면 한쪽을 지나치게 확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 시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일터기본법이 제정되면 더 다양한 형태의 일하는 사람들이 노조법에 편입돼 노동3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터기본법은 현재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일터기본법을 포함한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을 노동절인 5월 1일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실효성 지적 등으로 논의가 길어짐에 따라 입법이 지연될 전망이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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