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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 못하는 검찰"…공무원 13억원 뇌물 의혹 입증 못해(종합)

입력 2026-04-22 1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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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구속영장 기각 뒤 검찰에 사건 송부…보완수사 요구는 '거절'


검찰 직접 보완수사는 법원서 막혀…시효 다가오자 일부 혐의만 기소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사건 처분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가 22일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사건 처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2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기자 =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사이의 '수사권 문제'로 1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고위 공무원이 법적 처벌을 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처음 사건을 수사한 공수처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거부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 수사 권한'이 없어 의혹을 더 파헤치지 못하고 불기소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정재신 부장검사)는 감사원 고위 간부 김모씨를 뇌물 수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전기공사 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감사 대상 건설사들로부터 전기공사 하도급 대금 등 명목으로 15억8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은 혐의 가운데 상대적으로 증거관계 등이 명확한 2018∼2021년 2억9천만원 상당의 뇌물 수수만을 기소했다.


감사 관련 편의를 제공해주거나, 국책사업 입찰 심사위원인 공무원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3회에 걸쳐 민간 업체들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다. 김씨에게 뇌물을 준 민간 건설사 임직원 3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의 나머지 12억9천만원 상당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뇌물 수수 의심 정황은 분명하지만, 기소 처분을 내릴 만큼의 증거가 갖춰지지는 못했다고 판단했다.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일반적으로 공여자 진술이나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기소가 가능한데, 이러한 것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G)

[연합뉴스TV 제공]


검찰은 이러한 상황이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제도적 미비'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건은 2021년 10월 감사원이 공수처에 수사 요청을 하며 시작됐다.


공수처는 2년여의 수사를 거쳐 2023년 11월 김씨에 대해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


구속영장 기각 후 공수처는 일부 공여자 조사 이외에 추가적인 보완 수사 없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청하면서 사건을 송부했다.


사건을 검토한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공수처에 이송했다.


법원에서도 소명 부족을 지적했던 만큼, 공소 제기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공수처는 그러나 "검찰의 사건 이송은 어떠한 법률적 근거도 없는 조치"라며 접수를 거부했고, 사건은 다시 검찰로 넘어왔다.


이에 검찰은 법원에 압수수색 및 통신 영장을 청구하면서 직접 보완 수사에 나섰지만, 법원은 검사에게 공수처 사건의 추가 수사권을 부여하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마저 기각했다.


검찰이 보완 수사 요구도 직접 보완 수사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 범행의 공소시효 만료가 가까워졌다.


수뢰 액수가 3천만원 아래인 일반 뇌물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3천만원을 넘을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10년으로, 1억원 이상이면 15년으로 늘어난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공소 시효가 임박한 김씨의 일부 뇌물 수수 혐의를 1차로 기소했다.


이후 공수처는 작년 9월 추가 수사에 필요한 기록 사본 등을 요청해 받아 갔지만, 지금까지 검찰에 추가로 자료를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결국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 일부 범행에 대해서만 기소하고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안 차장검사는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의 보완 수사가 불가능해지고 보완 수사 요구가 실효적으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은 사례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제도의 설계 과정에서도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로부터 보완 자료가 추가로 송부될 경우 불기소 부분을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사건 처분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가 22일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감사원 고위공무원 뇌물수수 사건 처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2 yato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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