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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남긴 "사랑해"가 마지막…서른살 청년, 7명에 장기기증

입력 2026-04-16 10: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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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에 아버지 여읜 맏이, 엄마 대신 동생 챙기던 아들


아들 장기 기증하던 날 어머니도 기증 희망 등록




기증자 오선재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겨온 서른살 청년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를 기증해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올해 2월 6일 조선대병원에서 오선재(30) 씨가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과 안구를 기증했다.


오 씨는 올해 1월 18일 한 식당에서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을 진단받았다.


수술 후 잠시 의식을 되찾은 오 씨는 어머니에게 "사랑해"라고 말까지 건넸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오 씨는 생전 주변에 장기 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한다.


오 씨의 어머니 최라윤 씨는 "그냥 세상을 떠나면 의미가 없으니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리겠다"던 아들의 말을 떠올리고, 아들의 일부라도 어딘가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에 동의했다.


특히 최 씨는 아들의 장기 기증에 동의하던 날, 본인 역시 장기 기증 희망을 등록했다.


유족에 따르면 오 씨는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오 씨는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아르바이트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고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성실히 살아왔다.


오 씨는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에는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하시지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내온 위성준 씨는 "항상 모임 분위기를 이끌던 친구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평소 장기 기증을 긍정적으로 말해온 만큼 친구가 하늘나라에서도 기증을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최 씨는 기증원과의 영상 인터뷰에서 아들을 떠올리며 "선재야 나 너무 보고 싶어. 다른 거 안 바라. 너만 있으면 돼. 제발 엄마 옆으로 와줘. 엄마 아들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어"고 오열했다.


친구 위 씨는 "하늘나라에서 멋있게 살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남은 가족들을 잘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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