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연구재단, '학술 용병' 논란에 "비난 소지 있어" 비판

입력 2026-04-15 05:55:0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문어발 소속' 꼼수에 "외국 학자 몇 명만 영입해도 지표 급상승"·"최저비용 최대성과 전략"


내부보고 평가…'부정 단정' 어렵고 일률제재는 불가…소속표기 원칙 안내서 제작·배포 검토




대학 강의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이의진 이율립 양수연 기자 =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 대학 순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려 외국인 학자를 편법 동원했다는 이른바 '학술 용병' 의혹에 대해 한국연구재단이 "비난의 소지가 있다"는 평가를 처음 내놨다.


전통적인 연구 윤리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글로벌 평가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꼼수'라는 점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학문 전 분야에서 학술·연구개발 활동과 인력 양성·활용을 지원하는 국가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15일 한국연구재단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실에 제출한 '학술 용병' 내부보고용 분석 자료에서 "일부 대학이 THE·QS 랭킹 관리 차원에서 복수 소속 표기 외국인을 활용하는 문제는 비난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 연구재단이 분석한 '꼼수'의 구조…"최저비용 최대성과 전략"


재단은 대학들이 외국 학자를 객원·특임교수로 임용하는 행태를 두고 "대학 입장에선 가장 적은 비용으로 QS 평가 등 순위 상승과 같은 최대 성과를 내는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중복 산정'의 허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글로벌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연구자가 자신의 소속으로 여러 개의 대학을 '문어발식'으로 병기하면 모든 대학의 실적으로 중복 인정된다.


재단은 QS 평가와 관련해 "가장 비중이 큰 '연구 실적 및 피인용' 지표를 상승시키는 구조"라며 "비전임 교원 1명이 늘어나지만 피인용은 압도적으로 많아져 점수가 오른다"고 짚었다.


THE 평가에 대해서도 "피인용 최상위 10% 우수 논문을 다수 보유하고, 글로벌 인용 파급력이 큰 해외 연구자 몇 명만 비전임으로 영입해도 평균 피인용 점수와 연구 품질 지표가 급상승한다"며 "추가로 막대한 논문 출판량은 연구 생산성 지표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평가 기관이 강조하는 '국제화' 지표 역시 자동으로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교원 비율이 상승하는 데다, 이들이 자국 등 타국 학자와 진행한 연구도 소속 대학의 '국제 공동연구' 실적으로 고스란히 잡히기 때문이다.


◇ 제재는 '권한 밖'이지만…'올바른 소속표기' 가이드라인 검토


문제는 현행 구조나 제도 하에서 당장은 이 같은 편법을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재단은 일반적인 연구윤리 관점에선 이를 명시적 '부정행위'로 단정 짓긴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학자의 복수 소속 표기 자체가 관행으로 자리 잡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이런 현상이 한국 대학에만 발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단은 2020년 산하에 연구윤리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연구윤리에 대해 국가적 전문성을 보유한 공공기관이다. 재단이 지원하는 사업엔 연구 부정 의혹을 직접 검증할 권한도 있으나 '학술 용병' 의혹에 대해선 조사한 바 없다. 현행법상으론 학계 재량 영역이라 재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단은 소속 표기엔 정확한 연구 참여·기여도가 반영돼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또 재단의 지원을 받는 기관을 대상으로 올바른 소속 표기 원칙을 담은 안내서를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당국 차원의 일률적인 제재는 불가능한 만큼, 가이드라인 배포 등을 통해 학계 스스로 꼼수를 지양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pual07@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