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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성폭행' 색동원 시설장 첫재판…'피해 구체적인가' 공방

입력 2026-04-10 12: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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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측 "공소사실 특정 안돼"·"범행 장소·시기 광범위"…'발달장애인 진술·증거 흔들기' 관측


검찰·중증장애인 피해자측 "충분히 검토·문제 없어"…대법 판례는 장애인 사건 유연한 해석 흐름




영장실질심사 마친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과 강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피보호자 간음 등·장애인복지법상 폭행)을 받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2.19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장애인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인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의 첫 재판에서 가해자와 검찰·피해자 측이 향후 유무죄 판단의 결정적 기초가 될 혐의사실의 구체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가해자 측은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피해자 장애인들의 진술 능력을 고려해 최대한 혐의를 특정했다고 반박했다. 중증발달장애인이 성폭행 피해자인 상황에서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흔들고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피고인 측이 무죄나 공소 기각을 주장할 가능성에 맞서, 비장애인과는 다른 피해자들의 의사능력, 진술의 특성 등을 고려해 당시 상황을 판단해달라는 검찰 및 피해자 대리인 측이 유죄를 주장하는 양상으로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10일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상해·장애인피보호자 강간 등),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김씨는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장소나 시기가 이 정도로 넓게 잡을 수 있는지 특정되지 않았다"며 검찰 측에 공소사실을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설 현장검증과 시설 직원들에 대한 증인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변호인은 "사건 자체가 장애인단체 등에 민감한 사안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충분히 자기주장을 하고 입증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재판을 기사화하고 언론에서 압박하면 재판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특정 단체가 재판에 압박하지 않도록 해달라"고도 했다.


반면 검찰은 공소사실을 최대한 특정했다"며 "장애인의 진술 능력과 관련해 공소사실을 얼마나 특정해야 하는지 검토가 이뤄졌고, 관련 판례도 참고했다"고 반박했다.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대리인도 공소사실 특정과 관련해 검찰 측과 입장을 같이 했다. 아울러 "현장검증에 적극 동의하고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9일 성폭력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인천 강화군 색동원. 2026.2.9 soonseok02@yna.co.kr


이날 재판 모습은 향후 공판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해자 측은 피해자들이 중증발달장애인이라는 점을 토대로, 증거가 된 피해자 진술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지적·판단능력을 지적해 범행 장소와 일시, 상황 등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고 결국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논리로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범행 일시가 특정되지 않거나, 장애로 인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주장으로 공소 기각이나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법원 판례는 지적장애인 성범죄와 관련해 피해자의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이를 성급하게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즉 주요한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이 일관됐는지, 진술 확보 과정에서 유도 질문이나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살피고,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해서도 다소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판례는 지적 및 중중발달 장애인 사건에서 '진술 내용이 다소 불분명하거나 상충되더라도, 장애의 정도나 특성에 비춰 수긍할 수 있다면 전체적인 신빙성을 인정', '피해자가 지적장애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면 가해자가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을 폭넓게 인정',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하기 어려운 경우 조사 과정에 참여한 신뢰관계인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조서의 증거능력을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인지적 능력의 한계와 성범죄 특성상 기억을 떠올려 말하기 쉽지 않은 측면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해 피고인의 방어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피해자 진술과 증언의 증거능력이나 신빙성을 판단하라는 것이다. 즉 실체 진실 규명이라는 형사소송의 이념에 따르면서도 인권 보호도 고려해 장애인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첫 정식 공판을 열고, 7월 말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김씨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의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의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가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19일 구속기소 됐다.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9일 성폭력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인천 강화군 색동원. 2026.2.9 soonseok02@yna.co.kr


lee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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