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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여친과 색다른 경험 해보고 싶어 방문"

입력 2026-04-04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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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의 변신…연인·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베팅 안 하고 경기만 관람해도 즐길 수 있어"

"유모차 이동도 편해"…"테마파크 같은 분위기"

"경마, 주식과 비슷한듯"…"도박이라는 점은 경계해야"




나무데크에 앉아 경마 관람하는 커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달 29일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의 모습. 2026.4.4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맨날 영화관이나 카페만 가다가 친구네 커플 추천으로 처음 와봤어요. 생각보다 경기도 재밌고, 20대도 많아서 데이트 코스로 나쁘지 않다고 느꼈어요."(직장인 김모(27) 씨)


"경마장은 아버지 세대가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실제로 와보니 말 먹이 주기 체험이나 공원 같은 공간이 있어 단순히 베팅만 하는 곳은 아니라고 느꼈어요. 베팅이 걱정되면 하지 않고 경기만 관람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가족 방문객 최모(32) 씨)


지난달 29일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이렇게 말하며 '경마장의 변신'을 반가워했다.


경마장이 '도박하는 중년 남성들이 한탕을 노리는 곳'에서 '모두의 탁 트인 놀이터'로 탈바꿈했다.


2030 사이에서는 색다른 데이트·나들이 장소로 떠오르고 있고,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의 발걸음도 이어진다.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달 29일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의 모습. 2026.4.4


◇ "아이들에게 말 달리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방문"


일요일인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과천경마장 입구에서는 남녀노소가 줄지어 입장하고 있었다. 1인당 입장료는 2천원.


경마장 안으로 들어가면 경주 트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관람석이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주변으로는 나무 데크와 잔디밭이 이어진다. 햄버거·치킨·도넛 등 다양한 음식 매대도 있다.


관람석에 앉아 경기를 보는 이들 옆에서 다른 이들은 소풍 온 듯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간식을 나눠 먹거나 유모차를 끌며 산책하고, 사진을 찍는 데 열중해 있었다. 환호하며 경주에 집중하는 사람과 공원처럼 경마장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매표 창구에서 마권(승마 투표권)을 구매하는 이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20~40대 전용 공간 '놀라운지'에서는 '젊은이'들이 경주로를 바라보며 다음 경기 예상지를 분석하고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에서 흔히 그려져온, 술에 취하거나 절박한 모습으로 마권을 쥐고 있는 '추레한 아저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자친구와 함께 경마장을 찾은 20대 이모 씨는 "예전에 한 번 방문했을 때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찾게 됐다"며 "경마 예상지를 살펴보며 경주마 기록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이들은 경주마 이름을 한 자 한 자 읽으며 동물원에 놀러 온 듯 즐겼다.


세 살·다섯 살 자녀를 데리고 온 이모(34) 씨는 "아이들이 동물을 좋아해 말이 달리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방문했다"며 "경마는 소액으로 몇 번만 보고 나머지는 포니랜드 체험 공간 위주로 둘러봤다"고 말했다.


네 살 아들과 함께 방문한 한모(35) 씨는 "유모차로 이동하기에도 길이 잘 정비돼 있고 잔디밭이 넓어 아이와 산책하듯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밝혔다.


최선아 한국마사회 홍보부 과장은 "경마장 건너편에 위치한 승마 체험 시설 '포니랜드'를 통해 어린이 동반 가족 고객이 늘었고,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처럼 즐기는 방문객도 많아졌다"며 "3~4년 전부터 20·30대 방문객 증가가 체감될 정도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달 29일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 경기 모습. 2026.4.4


◇ "데이트 코스로 좋아"…"재미있고 밝은 분위기"


2030은 경마장을 야외 레저 공간이나 체험형 스포츠 공간으로 인식한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이날 처음 경마장을 찾았다는 김관식(29) 씨는 "주말에 즐길 만한 엔터테인먼트가 많지 않은데, 여기서는 야외에서 바람도 쐬고 소액으로 베팅도 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가 있다"며 "돈을 따는 것보다 지인들과 함께 놀러 온 느낌이 더 컸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많은 불건전한 공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와보니 가족들이 즐기는 테마파크 같은 분위기였다"며 "베팅 금액도 제한이 있어 사회적으로 알려진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2025년 한국마사회 '기업이미지 및 광고효과 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들은 경마를 '말과 함께하는 역동적인 스포츠'(23.4%), '가족·연인·친구와 즐길 수 있는 레저문화'(22.4%)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은 전년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실내 322석과 야외 495석 등 총 817석 규모인 2040 전용 '놀라운지'도 젊은 방문객들을 부른다.


어릴 적부터 과천경마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김수웅(27) 씨는 "젊은 세대가 모일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이 따로 있어 또래끼리 방문해도 어색하지 않다"며 "초보 경마 강의도 마련돼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다.


김모(25) 씨는 "SNS에서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남자친구와 데이트 겸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분위기도 건전했다"며 "오기 전에는 사행성 이미지가 걱정됐지만 와보니 가족 손님도 많고 밝은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정모(26) 씨도 "여자친구와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방문했는데 야외와 실내를 오가며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박모(30) 씨 역시 "인스타그램 경마장 릴스를 보고 궁금해 여자친구와 방문했는데 밝은 분위기에 놀랐다"며 웃었다.




결승선 통과하는 경주마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달 29일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의 모습. 2026.4.4


◇ "소액 베팅하고 스포츠처럼 즐기니 부담 덜 해"


젊은 방문객들은 경마를 '분석형 콘텐츠'처럼 즐기며 베팅은 소액으로 하는 분위기였다.


대학생 이모(25) 씨는 "말 컨디션이나 기록을 보면서 고르는 과정이 주식 분석하는 느낌과 비슷해 재미있었다"며 "친구들과 '오늘 1만원만 쓰자'고 정해놓고 게임처럼 즐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7) 씨도 "영화관이나 카페 대신 친구 커플 추천으로 처음 와봤는데 경기 보는 재미가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다고 느꼈다"며 "소액으로 베팅하면서 스포츠 경기 보듯 즐기니 부담이 덜했다"고 밝혔다.


한남희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젊은 세대가 경마를 체험형 스포츠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스포츠는 직접 참여하는 '하는 스포츠'와 관람 중심의 '보는 스포츠'로 나뉘는데, 선진국일수록 보는 스포츠 산업이 크게 발달해 있다"며 "경마 역시 이러한 관람형 스포츠의 하나로, 젊은 세대가 이를 새로운 스포츠 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마는 빠른 전개와 현장성이 강해 강한 몰입감을 주는 종목을 선호하는 최근 젊은 층의 취향과도 맞닿아 있다"며 "F1(레이싱 경주)이나 격투기처럼 속도감과 긴장감이 큰 종목들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흐름과 같은 맥락에서 경마의 관심 증가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마는 엄연히 사행산업이다.


이날 혼자 경마장을 찾은 임모(62) 씨는 "예전보다 젊은 세대가 많이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박이라는 특성상 빠질 가능성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60대 구모 씨도 "전문적으로 베팅하러 오는 젊은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어쨌든 도박이라는 점에서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나도 베팅을 하는 입장이라 뭐라 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주변에서 걱정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최 과장은 "경마를 전 세대가 즐기는 레저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고객 친화적 레저 공간을 확대하고, 이용자보호 제도와 중독예방 프로그램(유캔센터) 강화, 불법경마 단속 강화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매한 마권을 들고 있는 경마장 관람객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달 29일 과천경마장(렛츠런파크서울)의 모습. 2026.4.4


minj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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