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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논문 증가분 48%는 '용병 교수' 몫…실질 협업은 8%"

입력 2026-03-30 05: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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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빙프로그램 'K-클럽' 영입된 80여명 외부 학자, 고대 논문 10편 중 1편 '뚝딱'


체류·강의 없어…고대 "거주·대면강의만 기여 아냐, 실질적 연구 협업 플랫폼"




고려대

[고려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이의진 이율립 양수연 기자 = 최근 고려대학교의 국제 논문 산출량 증가분 중 절반 가까이가 외부에서 영입된 이른바 '학술 용병'의 실적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가 30일 나왔다.


대학 측은 국제 공동연구의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 국내 상주 연구진과의 협업 성과는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아 '세계 랭킹 부풀리기'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는 연합뉴스가 글로벌 연구윤리 전문가이자 세계적 계량서지학자인 로크만 메호(Lokman Meho)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교수에게 의뢰해 최근 3년간 학술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Scopus)에 등재된 고려대 논문을 전수 분석한 결과다.


스코퍼스 시스템상 지난해 고려대의 학술 성과로 귀속된 저널 및 리뷰 논문 수는 총 8천707편으로, 전년(6천601편) 대비 2천편 이상 급증했다. 이 증가분의 48%에 달하는 1천11편이 바로 외국 우수 연구자 초빙 프로그램 'K-클럽'에 소속된 80여 명의 외부 학자가 쏟아낸 논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 논문 10편 중 1편은 '외부 수입'…공저는 8% 그쳐


이들 80여 명은 각각 수천에서 수만 회의 피인용 횟수를 자랑하는 학자들이지만, 본 소속처는 고려대가 아닌 각국의 다른 대학이나 연구소다. 이들은 고려대에 객원·특임교수 등의 신분으로 임용된 뒤 자신들 논문 제2·3 소속란에 고려대를 기재해 막대한 실적을 대학에 안겨주고 있다.


K-클럽 학자들의 논문은 지난해 고려대 전체 논문 산출량의 11.6%를 차지했으며, 올해도 이달 중순까지 출간된 고려대의 논문 2천536편 중에서도 317편(12.5%)이나 됐다. 논문 10편 중 1편 이상을 일종의 '외부 수입'에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다.


더 큰 문제는 실질적인 연구 교류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K-클럽은 제3세계 태생 연구자들을 대거 섭외하면서 국내 체류나 대면 강의 의무를 면제했다. 고려대 수강편람이나 개별 학과 홈페이지에서 이들의 이름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대학 측은 1대1 매칭을 통한 국제 공동연구 장려가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이들이 고려대를 표기해 낸 논문 1천600여 편 중 고려대 전임교원과 공동 저술한 비율은 8%에 불과했다.


메호 교수 분석을 확인한 한 국내 연구윤리 전문가는 "전통적 연구 부정은 아니지만 최근 국제 학계에선 이를 대학들의 '의심스러운 연구 관행'(Questionable Research Practices)이라 부른다"며 "학술 생태계 교란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 '학술 용병'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나 고려대는 "별도 정규 급여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연구 협력 성과 등에 대해서만 규정에 따라 보상이 지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려대 "실질적 연구 협업…정당한 임용 절차"


고려대는 K-클럽 연구진과 자교 교원 간 공동저술 현황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각 단과대·연구책임자 중심으로 관리돼 초기 단계에서 본부 차원의 산출물을 일괄 제시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K-클럽은 성과 중심의 비대면 연구 협력 체계를 꾸린 것이며, 소속 교원과도 실질적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K-클럽 내 70여 명이 국내 교원과 공동 연구계획서를 제출해 21개 팀이 연구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술이 적은 것도 논문 출판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국제 연구 특유의 '시차' 때문이며, 정당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친 만큼 '유령 교수' 역시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상시 (국내) 실거주나 장기 대면 강의만 실질적 기여로 볼 수 없다"며 "지난해 7월 콘퍼런스를 개최해 K-클럽 교원들이 고려대 구성원들과 34개 세션에서 180여개 연구 주제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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