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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반입 마약 4년간 46배 늘었는데…검찰 마약수사 역량 사장위기

입력 2026-03-29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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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밀반입 적발 마약 급증…수법도 고도화·다량화


'마약수사 전문' 검찰은 해체 앞둬…특사경 지휘 권한도 없어

"경찰·특사경 마약수사 역량 갖출 때까지 부작용 불가피"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출범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1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열린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출범식에서 구자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가 박수를 치고 있다. 2025.11.21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전재훈 기자 =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마약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오랜 기간 쌓아온 마약 수사 역량도 사장돼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상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은 지난해 1천743㎏으로, 2021년(37㎏)보다 약 46배 급증했다.


중국과 북한에서 진통제로 사용되나 국내에선 마약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 페노바르비탈은 2024년 53.3g 적발됐지만, 작년에는 465.0g 적발돼 약 8배 늘었다.


클럽이나 유흥업소에서 환각용으로 쓰여 '클럽 마약'이라 불리는 케타민은 밀반입 적발량이 2024년 9.7g에서 작년 39.0g으로 약 3배 증가했다.


다만 전체 마약류의 밀반입 적발 건수로 보면 2021년 518건에서 작년 710건으로 약 37.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밀반입 유형이 '다건 소량'에서 '소건 다량'으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작년 4월에는 강릉 옥계항을 통해 코카인 약 1.7t(톤)을 밀반입하려던 선박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1회 투약분 0.03g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전부가 한꺼번에 투약하고도 남는 양으로, 가액은 8천450억원에 달한다.


해경 관계자는 "수법을 고도화해 한 번에 밀반입하려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적발되지 않았을 때 유입되는 마약의 양도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계항 벌크선서 코카인 의심 물질 적발

(동해=연합뉴스)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서울본부세관은 2일 강릉시 옥계항에 입항해 정박 중인 선박에서 마약을 발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025.4.2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처럼 마약 밀반입 시도가 고도화·대량화됨에 따라 이를 적발하지 못할 경우 피해가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마약 수사 역량을 쌓아온 검찰이 해체를 앞둬 수사 공백이 우려된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마약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와 경찰 및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지휘 기능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사가 관세청 특사경을 지휘하며 이뤄지던 국경 단계에서의 마약 범죄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관세청 특사경은 국내로 반입되는 마약류 밀수 단속 및 공항·항만과 보세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사범 수사를 할 때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


특사경이 마약류를 발견하거나 운반책을 검거하면 검사에게 보고하고, 검사는 국내 전달책 검거, 영장 신청 등을 위해 실시간으로 지휘하는 식이다.


이 같은 공조 체계가 무너지면 '속도'가 중요한 마약 수사의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는 게 검사들의 지적이다.


일선 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검사가 특사경을 지휘하지 못하게 되면 인천지검이 제일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마약사범을 검거하면 인천지검으로 사건을 송치하고, 수사 단계에서 인천지검의 지휘를 받는다.


그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운반책을 검거하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국내 전달책도 같이 잡아야 하는데, 한쪽이 검거돼 연락이 잠시라도 끊기면 바로 잠적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락을 유도하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현장 검거를 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검사는 특사경이랑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영장 신청 등을 지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지휘를 못 하게 되면, 특사경이 수사한 결과를 나중에 보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마약사범은) 잠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약 수사 경험이 많은 한 차장검사도 "마약 수사는 밀반입 관련 첩보 입수부터 현장 검거까지 검사의 지휘와 조언이 필요한 분야"라며 "마약 수사 체계를 중수청 등 다른 수사기관에 마련하고, 일선에서 검사 지휘 없이 수사하게 될 경찰과 특사경의 수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해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마약 합동수사본부 등 합동 수사 기관에 있는 검사의 지위나 수사 범위 등도 정비되지 않아 수사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특사경이 검사의 지휘나 조언 없이 수사하게 되면 체포나 구금,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확보한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등 공소유지에서 문제가 생길 위험도 크다"며 "이 경우 수사 성과도 내지 못하고 인권도 침해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해양 마약 밀반입이 대형화·지능화하는 상황에서 검사의 수사지휘권까지 폐지돼 현장 수사와 후속 대응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변화하는 마약 범죄 양상에 맞는 실효적 대응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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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9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