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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자유냐 안전 제일이냐…BTS 광화문 공연이 남긴 질문들

입력 2026-03-22 17: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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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트라우마' 남아 '안전강조' 분위기 원천봉쇄…하객 검문에 집회 제한


'방어적·보수적' 예측 빗나가 일부 상권 타격…선진적 인파관리 체계 숙제로




경찰, BTS 공연 인파 관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열린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에서 경찰이 광장 외곽 인파 관리를 하고 있다. 2026.3.21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정지수 기자 = 지난 21일 방탄소년단(BTS) 광화문광장 공연을 놓고 시민 자유가 과하게 억제됐다는 비판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반박이 공론장을 달구고 있다.


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소셜미디어(SNS)와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번 공연에 따른 통제에 큰 불편을 겪었다는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이에 동조하는 댓글과 함께 한편으로는 안전사고가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는 등 여론은 엇갈리는 상황으로 보인다.


당초 경찰의 인파 관리 방침은 최다 추산치를 기준으로 한 '원천 봉쇄'였다. ㎡당 2명씩 광화문광장 무대부터 숭례문 인근까지 인파가 꽉 들어찰 경우 최대 26만 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인파는 주최 측 추산 10만4천명,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기준으로는 4만8천명을 기록했고, 경찰 6천700명 등 공무원 1만여명이 과도하게 동원됐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경찰과 지자체가 이같은 관리 태세를 취한 것은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밀집 상황에 대한 경찰 등 치안 조직의 '트라우마'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악 상황을 염두에 두고 방어적·보수적 입장에서 예측값 가운데 최대치를 상정했을 수 있다.


또 참사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 관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졌고, 중앙·지방정부 모두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거론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기업이나 지자체에 대해 중대재해·중대시민재해로 강하게 처벌하는 등 안전관리 책임이 한층 무거워진 것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공연 시작 전, 광장 인근 새문안로 등지에선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우며 뒷사람에게 떠밀려 이동하는 병목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수 공무원이 이 같은 밀집 상황에 즉각 개입해 무사고로 끝났다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공연이 끝난 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방탄소년단(BTS) 공연 종료 다음 날인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BTS 팬들이 철수 중인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3.22 hwayoung7@yna.co.kr


하지만 그 대가로 치러야 했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설계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광장 주변 31개 게이트를 통과하는 모든 보행자는 공연과 관계 없이 모두 검문검색을 받아야 했다. "지나가는 것뿐인데 인권침해 아니냐"며 반발하는 노년층이 목격되기도 했다.


광화문 예식장을 예약한 신랑·신부들은 더 직접적인 피해·불편을 겪어야 했다. 경찰이 하객 버스를 운영하는 전례 없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그 하객을 대상으로도 검문검색을 하며 2차 논란을 낳았다.


집회·시위로 구현되는 표현의 자유도 이번 공연으로 침해받았다는 평가다. 경찰은 지난 16일부터 공연 날까지 광장 일대에서 열리던 집회에 제한 통고를 내렸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19일 성명을 내고 "광화문광장은 공공의 장소"라며 "정부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결국 강화된 안전 관리로 달성할 수 있는 '대형 사고 예방'이라는 공익과, 공연 시기에 집회·시위가 진행돼 잃게 되는 '집회 결사의 자유'라는 집단·단체의 이익이 충돌할 때 어느 것이 우선하느냐는 판단의 문제로 귀결된다.




경찰 버스에서 내린 결혼식 하객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여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결혼식장을 방문한 하객들이 버스에서 내려 검문검색을 받고 있다. 2026.3.21 ksm7976@yna.co.kr


부정확한 인파 예측이 일대 상권에 뼈아픈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날 오전 연합뉴스가 찾은 광화문 인근 편의점 상당수는 최대 26만명이 모일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식품 발주를 8∼10배 늘렸다가 재고가 상당 부분 남았다고 입을 모았다.


점주 한모씨는 "주문했던 신선식품 90%가 폐기 수순"이라며 "누가 26만 명이 온다고 떠든 것이냐. 손해 보는 사람은 지금 피눈물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게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파를 더 정교하게 추산하는 선진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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