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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세기 시간차 인왕산 풍경에 AI로 '역사적 기록' 담아
AI 그림보다 더 깊은 K-컬처에 대한 감동으로 기록될 듯

[연합뉴스DB] 생성형 AI로 제작한 콘텐츠임 2026.3.20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올해로 탄생 350주년을 맞은 겸재 정선(1676~1759)은 '국민 화가'이다. 그는 조선시대에 최고 화가들이 모인 도화서 화원을 거친 공직자였다. 당시에는 그의 그림을 소장한 사람이 몇몇에 불과했을 테지만 요즘은 전 국민이 갖고 다닌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천원권 지폐 앞면에는 성균관과 매화를 배경으로 퇴계 이황이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진경산수화가 정선의 '계상정거도'가 실려 있다. 이황이 후학을 양성하던 서당과 그 주변을 그린 풍경화이다.

[연합뉴스DB]
풍경화 속 서당에 앉아 있는 이황의 모습은 자세히 보아야 찾을 수 있다. 산과 강, 나무, 절벽 등이 정연하게 그려진 경관이 시선을 압도해 아주 작게 보이기 때문이다. 정선은 평소 갖고 있던 이황에 대한 존경심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계상정거도에 얽힌 사연을 생각하며 앙증맞게 그려진 서당을 보다가 높다란 산 경치 속에 작은 집을 그려 넣은 정선의 또 다른 작품 '인왕제색도'가 떠올랐다. 국보인 인왕제색도는 인왕산 부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정선이 병세가 위독한 평생 친구의 집으로 병문안을 갔다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왕산은 그에게 너무도 친숙한 곳이었다. 바위가 가득한 인왕산 아래 안개가 자욱하게 낀 마을에 나무들과 집을 그려 넣어 비가 온 뒤 개어 함초롬한 분위기를 풍기게 했다. 특히 수목과 가옥이 있는 전경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부감법으로 그려 현장감을 더해준다.

정선이 만약 올 봄에 고향으로 돌아와 인왕산 풍경을 그린다면 인왕제색도에 무엇을 더 담을까?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이나 절친의 집과 같은 소중한 기억을 숨은 그림처럼 그려 넣었던 그였기에 인왕산 바로 앞 광화문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장면을 그리지 않을까?
BTS는 오늘 오후 8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공연한다. 인왕산과 북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경복궁에서 숭례문 구간까지 수십만 관객이 모인 가운데 광화문 특설무대에서 대규모 이벤트를 펼친다. 다시 그린 인왕제색도에는 관중과 함께 춤추는 BTS의 모습이 인왕산의 풍경 속에 스며들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메인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2026.3.20 yatoya@yna.co.kr
예전에는 이런 생각이 상상에 그쳤겠지만, 지금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순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인왕제색도에 광화문과 BTS 공연 모습을 더해 생성형 AI가 수 차례에 걸친 수정을 거듭한 끝에 그려낸 그림이다.
인왕제색도가 그려진 시기와는 270여 년이라는 시간차가 난다. AI가 시간을 넘어 색다른 기록을 남기는 도구로 활용된 것이다. 세계인들의 관심을 끈 BTS의 이번 공연은 AI가 그린 그림보다 더 깊은 K-컬처에 대한 감동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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