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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대통령제 국가입니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중심제, 대통령책임제라고도 하지요. 엄밀하게 보면 내각제 요소가 섞인 혼합정부형태(혼합정)이지요. 내각제는 의원내각제, 내각책임제라고도 합니다. 대통령중심제에 상응하는 개념을 드러내려고 의회중심제라고 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괜히 그러는 게 아니지요. 현대민주공화정에서 내각(또는 그에 준하는 주체) 없는 정부는 없을진대 어찌 내각제가 개념을 구별하는 말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이니까요. 국정이 어떤 주체를 중심으로 돌아가느냐 하는 점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통령중심제, 의회중심제 용어는 강점을 지닙니다. 대표하는 권력과 책임의 크기가 어느 쪽에 더 있느냐 하는 점을 잘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대통령책임제, 의회(또는 내각)책임제 용어도 장점이 있겠습니다.
현행 헌법은 임기 5년 대통령 단임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5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또 역시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대통령은 최장 [5년만](어법상 '5년간만'이 맞습니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고요.

[촬영 안 철 수]
앞에 쓴 [5년 만에]의 만은 시간이나 거리를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서 앞말이 가리키는 동안이나 거리를 나타내는 의존명사입니다. 또 횟수를 나타내는 말 뒤에 쓰이면 '앞말이 가리키는 횟수를 끝으로'의 뜻을 나타냅니다. 만에, 만이다 꼴로 쓰입니다. 의존명사가 뭐냐고요?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이는 명사입니다. '것' '따름' '뿐' '데' 따위가 있습니다.
반면, 뒤에 쓴 [5년만]의 만은 '년'에 붙여 씀으로써 의도와 관계없이 보조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체언, 부사, 활용 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 주는 조사 말입니다. 웃기만 한다, 잠만 잔다, 그 사람만 온다, 그를 만나야만 모든 문제가 풀린다, 당국에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하나만 당첨되어도 바랄 것이 없다,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온다, 청군이 백군만 못하다, 눈만 감아도 잠이 온다, 나만 보면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찌푸린다. 사전은 보조사 '만'의 다양한 용례를 올려뒀습니다.
국민연금 개혁에 관한 여야 합의 소식이 지난주에 전해졌습니다. 기사 제목 가운데 '18년만 연금개혁'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금 개혁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이뤄졌다는 뜻으로 쓴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써야 하므로 뭐든 줄이는 경향이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띄어쓰기는 차치하더라도 '18년만에'라고까지는 써줘야 한눈에 읽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연금 개혁은 끝까지 잘 돼야만 합니다. 참말로, 오래간만에 하는 것이니까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2.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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