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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관리 기구가 입지 선정 추진…지자체·주민 설득 관건
전문가 "중간처분장 입지 선정·착공부터 서둘러야"…"원전시설 인식 개선"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회원들이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울산 핵폐기물 저장 반대 1만명 서명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핵발전소 부지 안에 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 있다며 이를 반대하는 1만488명의 서명을 대통령실에 전달한다고 밝혔다. 2022.7.21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원전 가동 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시설을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27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2016년부터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 지 9년 만이다.
그러나 특별법이 영구 처분장 부지 선정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못한 만큼, 향후 고준위방폐장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대와 지자체 협의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은 사용후 핵연료의 임시·중간 저장 시설과 영구처분장 등을 건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당장 2030년부터 국내 원전들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률이 줄줄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전 핵연료 저장 문제에 영구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원전의 핵연료 임시 저장률은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2031년 한울원전, 2032년 고리원전 등 5년 안팎 내 포화 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월성(2037년), 신월성(2042년), 새울(2066년) 등의 원전에서도 부지 내 핵폐기물을 임시 저장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원전 부지 밖에서 영구 처분하는 시설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현재 가동 중인 원전들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다.
이에 여야는 장기적으로 국내 원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원전 수출을 꾸준히 추진하기 위해 고준위 방폐물 처분 시설 마련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와, 탈핵시민행동, 정의당 등이 주최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법안 통과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5.20 utzza@yna.co.kr
특별법에 따라 향후 처분 시설 부지 선정은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구가 담당하게 된다.
부지 선정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의 경우 특별법에 포함되지 못했다.
따라서 원전 시설을 꺼리는 지역 주민과 지자체 등을 설득하는 과정이 고준위 방폐물 처리장 건설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민 반대로 최장 150개월까지 지연된 송배전망 건설과 같이 고준위 방폐물 처리장 건설도 중장기적인 사회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영구 처분장을 마련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방폐장을 둘러싼 큰 사회적 갈등이 있었다"며 "우선 특별법 마련을 계기로 중간처분장 입지 선정과 착공이라도 빨리 진행해야 한다. 2030년까지 5년 남았는데, 중간처분장 마련까지 실제로는 7∼8년 이상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원전 시설에 대한 주민 인식이 개선됐기 때문에 부지 선정도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 시설이 들어오면 보상 등이 뒤따라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새울 3·4호기 준공 후 5·6호기도 건설해 달라는 주민 요청이 있었고, 영덕에서도 원전 건설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 업계 일각에서는 사용후 핵연료 저장 시설의 용량을 두고 '설계 수명 중 발생 예측량'을 기준으로 삼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는 원전 비중 확대에 반대하는 야당의 입장이 관철된 것으로, 건식저장 시설의 용량이 차면 계속운전을 못하게 강제한다는 논리다.
정범진 교수는 "비유하자면 재래식 화장실을 막아서 계속운전을 못하게 한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부가 송전선로 확충 사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전력망 건설 지연 문제를 해소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 정부 주도 풍력 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한 '해상풍력특별법' 등 에너지3법이 모두 통과됐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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