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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중 건강 악화에도 외부진료 불허…"기본적 인권 침해"

(서울=연합뉴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1981년 이재문 구치소 의문사 사건의 진상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재문 구치소 수감 사건은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1980년 사형이 확정된 이재문 씨가 이듬해 11월 22일 서울구치소에서 의문사한 일이다. 사진은 이재문 씨. 2022.8.25 [2기 진실화해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박정희 정권 말기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으로 수감됐다가 옥사한 고(故) 이재문씨의 유족에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이씨의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총 1억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남민전은 1976년 민족일보 기자였던 이씨 등이 반유신 민주화운동, 반제국주의 민족해방운동 등을 목표로 결성한 지하 조직이다.
서울 시내에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 이유로 80여명이 검거됐다. 당시 투옥된 사람으로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남주(1946∼1994) 시인 등이 있다. 이는 유신 말기 최대 공안사건으로 기록됐다.
남민전 중앙위원회 위원이자 서기였던 이씨는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서울구치소 수감 중 1981년 11월 숨졌다.
40여년이 지난 2022년 8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씨의 사망에 대해 "망인이 장기간 구금된 채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해 건강이 악화했으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망인이 정치범이라는 이유로 외부 진료를 불허해 결국 사망했다"는 내용의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결정 내용을 받아 본 이씨의 자녀들은 작년 4월 소송을 냈고 1심은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망인은 검거 과정에서의 자해 등으로 기존의 위장병이 점차 악화하던 중 '위 유문부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며 "이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는 질병으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망인이 사망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구치소와 안기부는 망인이 사망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망인과 가족의 외부 진료 요구를 묵살했다"며 "이는 수형자의 치료행위에 위법하게 개입해 국가기관이 망인의 기본적 인권과 생명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판결에 항소한 상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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