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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형사법 아카데미…"현행 법체계, 피해자 보호 부합하지 않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피의자를 심급별로 최장 6개월까지만 구속할 수 있고 구속 가능 사유도 제한적인 현행 구속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8일 대검찰청 주최로 열린 제4회 형사법 아카데미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원상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재판 중 구속기간에 대한 법률상 제한을 폐지해 사건 별로 법원이 연장할 수 있게 해야 하고 피고인이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는 방어권 남용 행위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최근 재판 업무의 증가, 공판절차 정지 규정 남용에 따른 심리 지연 등으로 재판 중 구속기간이 유연해질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의 경우 구속기간의 제한이 없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절차가 함께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구속기간 연장에 대한 법원의 재량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사유에 한정해 연장하거나 매 기일 보석 심사를 실시하는 것, 석방심사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을 제안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고인을 2개월간 구속하되 2차례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한다. 상소심(2심·3심)은 3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구속기소된 피고인을 기준으로 보면 심급별로 6개월씩 구속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증거의 적법성 관련 법리가 까다로워지고 법정 진술에 우위를 부여하는 공판중심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사안이 복잡한 경제·부패 범죄 등은 6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에 따라 6개월이 도래한 피고인은 구속기간 만료 또는 보석으로 석방되는데 이들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토론자들은 증거 조사, 사건 병합, 피고인 요청에 따른 기일 연기 등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 1·2심의 최대 구속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기본 구속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고 3차에 한해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 기피 신청 등 형사소송법이 허용하는 절차에 따라 공판이 정지되면 그 기간은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정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나아가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른 구속 사유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70조에 따라 법원은 죄를 범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구속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구속의 목적에는 재범 방지와 피해자 보호 등 국민과 사회의 안전 보호도 포함되는데 현재 우리 법체계는 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위해 우려까지 구속 사유를 확대하고 이를 판단하는 주요 인자를 더욱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원이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영장항고제를 도입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를 주관한 대검은 "우리 형사소송법상 구속제도는 70여 년 전 제정 당시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 수사·재판 환경의 변화 등 사회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정한 형사사법 절차 구현에 기여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구금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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