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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전세역전' 홍인혜 작가 "전세사기 편견 깨고 싶었죠"

입력 2023-09-28 0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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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경험담 그린 만화책 출간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리 사회는 사기를 당한 피해자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고 있잖아요. 좀 어리숙하다거나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렇다는 식으로요. 하지만 전세 사기도 그렇고, 다른 사기 역시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포즈 취하는 홍인혜 작가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루나파크(홍인혜) 작가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9.28


최근 '루나의 전세역전'이라는 만화책을 펴낸 홍인혜 작가는 2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루나의 전세역전'은 홍 작가가 2015∼2018년 직접 경험한 전세 사기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웹툰이다.


꼼꼼히 골라 선택한 전셋집이 입주 한 달도 안 돼 압류되고, 경매에 넘어갔다. 알고 보니 집주인은 악성 세금 체납자였고, 전세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다.


법이나 세금 관련 전문지식이 없던 작가가 하나하나 정보를 찾아가며 공매에 오른 집을 낙찰받을 때까지 자그마치 3년이 걸렸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웹툰은 2021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처음 선보였다.


3년이 지난 뒤에야 경험담을 그린 이유에 대해서는 "너무 지독했던 일이라서 몇 년은 생각도 하기 싫었다"며 "이 일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불안감, 집주인이 해코지하지 않을지 같은 공포에서 멀어지고 감정을 삭이는 데 3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루나의 전세역전' 한 장면

[작가 SNS 갈무리]


전세 사기는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주로 당할 것 같지만,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마치 자연재해처럼 꼼꼼히 대비해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홍 작가는 문제의 집에 들어갈 당시 10년 넘게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해온 베테랑 사회인이었다. 첫 자취도 아니었다.


심지어는 집을 구할 때 하도 꼼꼼하게 봐서 '정부에서 나오신 분인 줄 알았다'는 말까지 들었다.


하지만 여기저기에 빚을 지고, 세금을 체납한 채로 뻔뻔하게 구는 집주인을 만나는 순간 모든 노력이 무색해진다.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해준다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도 소용없었다. 집주인이 세금을 체납한 경우 경매 낙찰금에서 가장 선순위로 변제되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아달라는 말에는 "하나하나가 다 충격이었지만, 집주인이 체납한 세금이 1억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가 정말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저야 세금으로 몇백만원도 내본 적이 없어서 막연히 '얼마 안 되겠지' 생각하며 법원에 갔다"며 "체납액을 보고 나서 충격이 커 어떻게 집에 왔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홍 작가를 힘들게 하던 집주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기꾼의 전형적인 이미지와도 거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은 막연하게 사기꾼 같은 인상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편견을 부수고 싶었다"며 "제 집주인은 중년 여성이었지만, 옷을 잘 입는 멋쟁이 남자, 숟가락을 겨우 들 것 같은 할머니도 사기꾼일 수 있다. 정말 모른다"고 강조했다.


SNS에서는 2년 전에 연재됐지만, 이후 '빌라왕' 등 전세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웹툰 역시 끊임없이 재조명받고 있다.


그는 "그전까지는 재수 없이 당한 특수한 사례인 줄 알았는데, 인제 보니 제가 좀 먼저 당한 것이었다"며 "만화를 그리고 보니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감을 사는 이야기인 만큼 조만간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홍 작가는 2006년 개인 홈페이지 '루나파크'를 통해 일상툰을 그려 인기를 끈 웹툰 작가다. 그래서 본명보다도 '루나파크', '루나'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일상툰 시조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웹툰 태동기부터 활동했고, 지금까지도 15년 넘게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제가 사실 엄청난 '창작 관종'(관심을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만드는 것에도 관심이 있지만, 이를 사람들이 봐줘야 완성이 된다고 느껴요. 뭔가 발견하거나 생각하고, 사건이 있으면 꼭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인 것 같아요."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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