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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부동산 취득 전 무단임대 내세워 유치권소멸청구 가능"

입력 2023-09-24 09: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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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유치권자가 유치 중인 부동산을 타인에게 마음대로 빌려줬다면 나중에 부동산을 취득한 자도 이를 이유로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가 유치권자 B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건물 인도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달 31일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에 돌려보냈다.


B씨는 2006년부터 부산 부산진구의 아파트 한 호실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을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해 점유했다. 그는 2007∼2012년까지는 제3자에게 이 부동산을 당시 소유자의 허락 없이 임대했다.


유치권이란 부동산이나 물건, 유가증권 등에 대해 채권이 발생했을 때 채권자가 이를 돌려받을 때까지 해당 재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민법 324조는 유치권자가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의 사용·대여·담보제공을 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유치권자가 이를 어긴다면 채무자가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A씨는 2018년 5월 B씨가 점유 중인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후 아파트를 인도하고 월세에 상응하는 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법정에서 B씨는 정당한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아파트 인도를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과거 무단 임대를 이유로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 남은 빚만큼의 돈을 A씨가 B씨에게 지급하고 B씨는 아파트를 넘겨주라고 판결했다. 다만 무단 임대는 부동산 취득 이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A씨가 유치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유치권소멸청구는 유치권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채무자 또는 유치물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324조2항을 위반한 임대행위가 있은 뒤에 유치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도 유치권소멸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A씨가 유치권소멸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잘못이 있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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