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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계열사 대표 2심 집유…'조양호 사무장약국 공모' 무죄

입력 2023-08-31 16: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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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 5년에서 대폭 감형…일부 배임 혐의만 유죄


법원 "법리적으로 무죄 선고했지만 합법 행위라 못 해" 질타




검찰조사 마치고 귀가하는 고(故) 조양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8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를 위해 차량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무장 약국을 개설해 1천억원이 넘는 요양급여를 부정 수령하는 데 공범으로 지목된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3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석기업 대표 원모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징역 5년에서 크게 감형됐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 등을 관리하는 비상장 계열사다.


원씨는 조 회장이 2010년 10월∼2014년 12월 고용 약사 명의로 인하대병원 인근에서 '사무장 약국'을 운영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1천522억원 상당의 요양급여 등을 부정하게 타내는 데 도움을 준 혐의 등으로 2018년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도 함께 기소됐지만 2019년 4월 사망해 공소 기각됐다.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원씨의 사무장 약국 관련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이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약사 이모씨와 그의 남편 류모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수익 귀속에 있어 조양호 회장의 주도적 관여만 확인될 뿐 일반 사무장 약국과 달리 의약품 오남용이나 판매 질서가 훼손되는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실체는 독점 약국을 운영하는 대가로 수익금 중 70∼80%를 현금으로 받아 조 회장의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약사법 위반이 유죄가 될 수 없고 사기도 유죄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씨가 조 회장 자녀인 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했던 정석기업 주식을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회사에 41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도 "자사주 평가액이 취득가액보다 낮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원씨가 조 회장과 공모해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 면세품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부당하게 중개 수수료를 챙긴 혐의 등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도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다만 조 전 회장의 모친 고(故) 김정일 여사 등 3명을 정석기업 임직원으로 올려 9년 동안 20억여원의 '가공급여'를 제공한 원씨의 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록 범죄의 증명이 부족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지만 "피고인들은 행위가 아주 합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사실과 달리 진술한 내용을 읽어보면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1심이 피고인들에게 높은 형을 선고한 것도 유죄가 인정됐을 때 가벌성을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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