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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항행기여에 첫발…'허용적 환경' 대비 기뢰제거작전 준비

입력 2026-11-05 09: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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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임무에 '항행자유 지원' 추가…EOD·소해장비 추가 파견


미·이란 종전 등 조건…전쟁불개입 속 항행기여 의지 발신 절충안




청해부대 48진 왕건함 출항

(서울=연합뉴스) 15일 부산 남구 부산작전기지에서 열린 청해부대 48진 왕건함 출항 환송식에서 왕건함이 출항하고 있다. 2026.5.15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김철선 기자 = 정부가 청해부대 자산으로 폭발물처리반(EOD)과 무인 소해장비를 파견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요구받은 호르무즈 통항 기여에 한 발짝 더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가 있다.


미·이란 종전 등 환경이 갖춰지고 별도의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노력에 동참할 준비를 한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가 곧 국회에 제출할 청해부대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에는 '국제 해상교통로 상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이 청해부대 임무로 추가됐다.


2009년부터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돼 상선 보호와 해적 퇴치 등을 해온 청해부대 임무에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이 명시되는 것은 처음으로 전해졌다.


이는 무인잠수정(UUV)·무인수상정(USV)·수중무인탐사기(ROV) 등 소해장비와 이를 운용할 EOD가 청해부대 전력으로 함께 파견되는 목적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국제사회 차원의 기뢰 제거 활동이 본격화될 경우 EOD팀과 무인 소해장비를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인원과 장비를 청해부대 일부로 미리 파견해 운용 능력 숙달, 현지 작전 환경 적응 등 준비를 해 두겠다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호르무즈에서의 기뢰 제거인데 이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주는 아니다"라면서도 "그 부분을 배제하지 않고 작전요소에 포함시켰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도 국제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허용적 환경'이 될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영국, 프랑스 등이 "국제해상로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을 때는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이때 준비 없이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간 영국과 프랑스는 종전 후 실행을 전제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을 위한 다국적 임무단 구성 논의를 주도해 왔으며 정부도 이 논의에 꾸준히 참여했다.


최근에는 영국·프랑스 주도 호르무즈 항행 자유 이니셔티브에 연락장교를 파견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긴장 고조 속 청해부대 출항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5일 부산 남구 부산작전기지에서 열린 청해부대 48진 왕건함 출항 환송식에서 왕건함이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청해부대 48진은 파병 기간 아덴만 해역 일대에서 작전을 펼치지만 국회 동의를 얻어 호르무즈 해협까지 작전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6.5.15 handbrother@yna.co.kr


이런 연장선에서 종전 등 여건이 갖춰지면 우리도 군사적 기여에 동참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이번 파견 연장안의 기저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이란과 미국 간 종전 또는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안전 확보 등 '허용적 환경'이 마련돼야 호르무즈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할 수 있으며, 또다시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하고 있다.


정부가 든 '허용적 환경'은 영국, 프랑스와 같은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이들과 보조를 맞추며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전 이전인 현시점에서는 미국 중심으로 호르무즈 기뢰제거 작전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알만데브 해협에서도 향후 기뢰 위협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도 군이 거론한 명분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바브알만데브 해협에 현재까지는 기뢰가 없는 것으로 군사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후티 반군과 사우디 간 교전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이 파견을 검토하는 무인 소해전력은 전력화 초기 단계여서 운용 경험이 부족하다. 무인잠수정과 수중무인탐사기는 전력화됐지만 무인수상정은 아직 전투실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당장 호르무즈가 허용적 환경이 돼서 EOD반을 보낸다면 우리도 작전환경 등에 대한 적응이 충분히 안 된 상태에서 투입하기가 부담스럽다"며 청해부대 파견을 통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청해부대가 우리 합동참모본부(합참)의 독자적 지휘를 받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또 기존 구축함과 추가 파견되는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은 허용적 환경이 되더라도 아덴만과 오만 남방 외해라는 기존 임무구역에 머무를 것으로 전해졌다. 소해 전력을 무인 장비 중심으로 편성한 것 역시 '파병' 논란을 최소화하고자 택한 방식으로 보인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제시한 "전쟁 개입 파병은 없다"는 원칙 내에서 국제사회에 항행 자유 기여 의지도 보여주기 위한 절충안이 이번 파견 연장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장기간 기여 방안을 고심해 온 결과물로도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국제사회에 있어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기여를 해야 하는 것은 정해져 있고 어떻게 할지의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관련 화상 정상회의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이라크, 싱가포르 등 50여 개국 정상·대표들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노력, 선원 안전 및 선박 보호, 전쟁 종식 후 항행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26.4.17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그러나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를 본연의 목적으로 하는 청해부대 파견안에 호르무즈 항행 기여 동참을 위한 단초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한 데는 논란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회 동의 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에 작전 지역 확대와 임무 변경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파병의 문을 열지 말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과 보다 가까운 오만 남방 외해로 청해부대 작전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란의 드론이나 지대공미사일 등 위협에 더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군은 임무 범위 확대에 따라 교전규칙에 대한 추가 검토도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위협 평가를 했을 때 이란이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자산은 없고 거리도 멀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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