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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청계 "말 한마디로 끝낼 문제인가"…주류는 "金 진정성 전달"
당원 일각은 金 사퇴까지 촉구…지도부 "질서 있게 진행할 것"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정연솔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신천지 교인의 집단 입당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과했지만, 당내 갈등이 쉽사리 잦아들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친명(친이재명)계 주류는 김 대표의 사과로 신천지 국면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친청(친정청래)계는 지속해서 김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사과는 가해자의 의무이고 용서는 피해자의 권리"라며 "가해자는 모욕감으로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의 심정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적었다.
전날에 이어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한 셈인데,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싼 계파 간의 시각차가 여과 없이 드러났다.
친청계인 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이 작심한 듯 김 대표를 향해 공세를 폈다.
이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증거가 없다고 했는데, 원래 비밀연합이 없었으니 무슨 증거가 나오겠나"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문제가 비공개 의총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끝낼 문제인가"라며 "피해자인 당원, 정청래 전 대표에게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한 최고위원은 "조롱과 모욕을 견뎌온 당원과 지지자들의 상처가 어찌 비공개 의총 사과 한 번으로 아물겠나"라며 "김 대표는 공개 사과하시고 '3자 비밀연합' 발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민수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8·17 전당대회 당시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 제기와 관련해 발언하는 것을 듣고 있다. 2026.11.4 eastsea@yna.co.kr
또 다른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은 공개회의에 불참했다.
최 최고위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전)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대표로부터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고 이에 항의하니 김 대표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개할 걸 공개하지 않고 책임질 걸 책임지지 않으면 '신천지 안개'로 당의 위기는 계속된다"며 "당원에 대한 사과는 기본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친청계의 공개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례와 달리 마지막 순서로 발언한 김 대표는 "당내에서 종교의 정치 개입 우려가 사라지도록 당은 자정 노력과 제도 개선 절차를 밟겠다"며 "당의 통합과 민생에 매진하겠다"고만 말했다.
친청계를 제외한 지도부의 다른 구성원들은 사실상 김 대표를 지원하고 나섰다.
한병도 최고위원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일부 입장차가 있었던 현안에 대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고자 토론과 숙의를 이어가겠다"며 "더 크고 단단한 민주당을 위해 화합과 단결을 이룰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지혜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조사를 담당했던 박선원 최고위원도 신천지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민생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국민의 삶을 함께 지키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다.
이 같은 입장은 공개 석상에서 지도부 간 충돌 양상이 노출될 경우 신천지 국면 수습을 위해 사과를 결단한 김 대표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혼란상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내분을 우려한 듯 김 대표의 사과를 높게 평가하는 쪽이 우세한 양상이다.
한정애 사무총장은 당 공식 유튜브에 나와 "(김 대표가) 당을 염려하는 마음과 본인의 죄송함이 굉장히 컸던 것 같다"면서 "말씀의 진정성이 의원들에게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해식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의 사과를 두고 "당을 위한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며 "전체적인 의원들의 평가도 그렇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6.11.4 eastsea@yna.co.kr
그러나 이 같은 평가와 별개로 계파 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친청계는 '당 대표 경선 등과 관련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의 정당법 제52조 2항까지 들고나왔다.
이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근거가 없는 3자 비밀연합 의혹이 어떤 목적과 근거로 공표됐는지, 정당법 52조 위반 여부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당원들은 벌써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일각에서는 당 대표 선거를 다시 치르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친청계는 김 대표의 사과 직후 일부 의원들이 페이스북에 이를 옹호하는 글을 올린 것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비공개 사과를 구국의 결단처럼 영웅시하는 '쉴드치기'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최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김 대표가 울컥하면서까지 얘기해서 진정성이 없다고 보기에는 힘든데, (그 직후) 짧은 시간에 (옹호 글을) 올렸다면 '진정성 있게 사과했나'라고 생각했던 마음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날 사과한 이상 향후 신천지 문제를 둘러싼 갈등상에는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더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데 많은 의원이 공감하고, 김 대표가 결단한 만큼 앞으로 질서 있게 진행하는 게 맞다"라면서 "자정 노력 자체가 질서 있는 진행"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친청계 최고위원들의 공개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그분들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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