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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재점검] ④ 53년 묵은 제도…정부, 중장기 감축·궁극적 폐지 추진

입력 2026-10-10 07: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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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올림픽·최상위 콩쿠르로 한정해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예술·체육인 경력단절 고려 30대 중반 입영 허용하자는 주장도




제9회 아시안 게임 선수단 카 퍼레이드

제9회 아시안 게임 선수단 환영하는 카 퍼레이드. 다시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1982.12.6(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2004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본사자료)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 이후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 폐지 여론이 커지자 현행 제도를 대체할 현실적 대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중장기 감축·궁극적 폐지' 원칙을 천명하는 가운데 특례 인정 대회를 대폭 줄이거나 복무 시기를 은퇴 이후로 늦추는 방안 등이 과도기적 완충 장치로 거론된다.




폐회식 추억 남기는 한국 선수단

(나고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4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4 image@yna.co.kr


◇ 53년 묵은 기준선 높여야…'아시안게임 특례 제외' 목소리


현행 제도에 따르면 ▲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 특정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 특정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이 '국위 선양 및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로 예술·체육 요원 병역 특례를 받는다.


특례를 받은 예술·체육 요원은 34개월 복무기간 동안 총 544시간에 걸쳐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을 이수하면 된다.


엄밀히 말하면 군 복무를 면제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병역을 이행하는 형태지만, 단기간의 기초군사훈련 이후 자신의 특기를 활용해 봉사 시간을 채운다는 점에서 사실상 '군 면제'로 받아들여진다.




아시안게임 4연패 이룬 남자 축구 대표팀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6.10.3 hwayoung7@yna.co.kr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축구 대표팀의 양민혁도 "'군 면제' 하나만을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는 발언으로 이 제도를 군 면제로 받아들인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 제도는 1973년 도입됐는데, 현재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53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는 점에서 특례 대상자 선정을 위한 '기준선'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국민의 관심과 인기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상대 선수의 객관적 기량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은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는 금메달 획득 선수도 특례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같은 방식으로 순수예술 분야도 국제 콩쿠르 인정 기준을 일부 최상위급으로 압축해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10일 연합뉴스에 "아시안게임의 위상은 1970년대와 완전히 달라졌다"며 "체육은 올림픽 위주로 줄이고 예술계 역시 최상위 콩쿠르로 한정해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 해법"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연구위원은 또한 과학기술 전문연구요원 제도처럼 특정 주기로 대회의 위상을 재평가해 대회마다 특례 적용 여부를 유연하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난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19회 쇼팽 콩쿠르 위너스 갈라콘서트'를 마친 뒤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2026.2.4 hyun@yna.co.kr


◇ '전성기 보낸 뒤 30대 중반 입영'…경력단절 완충 카드


정치권과 체육계 일각에서는 선수 생활 이후로 입영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제안된다.


현행 병역법상 일부 국외 체류자 등에게 적용되는 병역의무 부과 상한선(만 37세)을 준용해, 법 개정을 통해 특례 대상자의 입영 연령을 늦춰주자는 구상이다.


20∼30대 전성기에는 스포츠 예술 활동에 전념하도록 돕고, 은퇴 시점인 만 34∼35세가 되면 현역병이나 대체복무로 복무를 완결 짓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섬세한 수준으로 최고조의 기량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순수예술인의 경우 군 복무 공백기가 결정적인 기량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복무 시기 조정 방식이 유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군 편제 내에서 특기를 살리게 하는 방안도 있다.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확대하거나 군 예술 부대를 연계해 군 복무와 훈련을 병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국가대표 혜택에 더해 이중으로 병역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봉사활동 형태의 보충역은 또 다른 특혜가 된다는 점에서 특기를 살려야 한다면 상무 같은 군 스포츠팀 등 군 편제 내에서 복무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단 한 번의 경기 결과로 특례를 결정짓는 방식에서 벗어나, 누적 성과를 점수화해 일정 기준을 넘어섰을 때 특례 대상자로 선발하는 이른바 '마일리지 제도'도 대안으로 거론한다.


다만 이런 방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상이 낮은 대회에 반복 출전해 기준 점수만 높이는 '꼼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정교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질의에 답하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7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 정부 "궁극적 폐지" 기조…11월 연구용역 마무리


인구 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문제에 대응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예술·체육 요원이 포함되는 보충역을 감축·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새로 수립하는 국방개혁 기본계획에도 보충역 인력 규모를 조정해나가는 제도 개선안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강신철 국방부장관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병역 특례 혜택에 대해 "점진적으로 축소해서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홍소영 병무청장도 지난 8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보충역 제도의 단계적 감축·폐지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담기며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무보고하는 홍소영 병무청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홍소영 병무청장이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하고 있다. 2026.8.20 nowwego@yna.co.kr


병무청은 현재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병역 특례 편입 기준 정비와 복무 중 공익 복무제도 등 제도 전반이 검토 대상이다.


연구 용역은 11월 중순께 마무리된다.


병무청은 이 결과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병무청은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하는 보충역의 감축·폐지 방침이 반영될 계획"이라며 "예술·체육요원의 편입 기준은 국가의 위상, 병역 자원 감소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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