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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엔대사, 북한 면전에 사과 요구…안보리 통한 대응도 검토
극초음속미사일 등 첨단무기 공개…DMZ 작전 주도권 확보도 추진

(연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30일 경기도 연천군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민간인통제선 지역에 지뢰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날 군과 유엔군사령부는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북측의 정전협정 위반임을 공식 발표했다. 2026.9.30 andphotod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김철선 기자 = 정부가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북한 지뢰가 폭발해 군 장병 3명이 다친 사건에 대한 외교·국방 차원의 다각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사건 발생 이후 대응이 늦어지면서 북한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인 정부가 다자외교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고 대북 억제력을 현시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에 착수했다.
차지훈 주유엔대사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를 계기로 지뢰 사건을 언급하며 북한에 "공개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정부가 이번 지뢰 폭발에 대한 외교적 차원의 대응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안보리 의장 성명, 안보리 의장 상대 서한 발송 등을 외교적 대응 수단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안보리가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갈등으로 사실상 작동 불능 상태임을 고려하면 결의안이나 성명 추진보다는 2015년 북한 목함지뢰 도발 당시와 같이 안보리 의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정부는 우선 군축과 국제안보 사안을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일반토의를 계기로 주유엔대사의 발언을 통해 북한에 사과를 요구함으로써 북한의 행위가 초래한 결과를 국제사회에 환기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지금까지 김정은 친동생인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김여정이 지뢰 사건을 한국의 "자작 광대극"이라 부르며 조롱해온 데서 보듯 유엔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현장의 북한 측 대표가 "한국이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려는 서투른 술책"이라고 비방했고, 한국 측이 다시 "법과학적 분석 결과"라고 반박하자 북한이 재차 "군사 주권 행사 문제"라고 강변하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북한 측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뢰 폭발을 "아직 (북한의)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한 사실도 동원해 한국 주장에 대한 폄하를 시도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정부는 추후 사태의 전개와 추이를 지켜보면서 안보리 의장 앞 서한 발송 등 추가 외교적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현무-5 미사일을 시찰하고 있다. 2026.10.8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군사적 대응 조치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 지뢰 폭발을 '도발'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묻기 위한 상응하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이 택한 첫 군사적 대응은 북한군이 MDL 이남에 깔아놓은 지뢰를 직접 제거하는 조치였다.
지난 5일 군은 서부전선 25사단 관할 MDL에서 10여m 이남으로 내려온 북한군 지뢰 지대를 제거하고 지뢰 폭파 영상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현재 MDL 이남에 북한군 지뢰가 수백발 매설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군이 스스로 지뢰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이번 작전을 시작으로 MDL 이남에 넘어온 모든 북한군 지뢰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국군 첨단전력 시현을 통한 대북 억제력 과시도 대응조치 중 하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의 최초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한 사실을 공개했고,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현무-5 미사일도 공개했다.
전략 무기급인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현무-5가 최전방 대인지뢰에 대한 직접적 대응 수단은 아니지만, 대북 억제 수단의 존재감을 내비침으로써 지뢰 사건으로 커진 안보 불안 목소리를 달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군은 또 DMZ 작전 주도권 확보를 위해 DMZ 내 타워형 감시 장비를 추가로 설치해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기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DMZ 내 전술도로 개선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군사적 차원의 추가 상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책임을 묻기 위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군 당국이 밝혔다.
MDL 이남 북한 지뢰 제거나 DMZ 감시 강화 등은 지뢰 폭발의 사후적 조치이고 '가해자' 북한의 책임을 따지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군 당국이 언급한 '추가 상응 조치'가 주목된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6일 인천 강화군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 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이 전술도로 및 철책 건설로 추정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6.10.6 soonseok02@yna.co.kr
한편 군은 북한의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지뢰뿐 아니라 북한 철책까지 MDL을 월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했다.
군은 전체 MDL 250㎞ 중 여러 곳에서 북한군 지뢰지대가 MDL을 평균 20여m 침범했으며, 중부전선의 한 지역에선 북한군이 설치한 철책까지 MDL을 월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철책의 MDL 월선 여부는 감시장비보다는 현장 조사로 판별이 가능하다고 한다.
군은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에 따른 정전협정 위반 여부 공동 조사를 협의하면서 MDL 월선 의심 지역에 대한 조사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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