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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거부하며 '제청권은 대법원장 권한' 강조…6분간 작심 발언
국감장서 2시간반 동안 자리 지켜…"국회·대통령, 제청에 관여못해"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법사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6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이미령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법관 재제청 문제에 관한 증언을 거부하면서도 "국회와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에 관여할 수 없다"는 뼈있는 발언을 내놨다.
대법원장은 통상 국정감사에서 인사말 후 이석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조 대법원장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일반증인으로 채택돼 증언을 요구받은 탓에 이날 오전 약 2시간 30분 동안 국감장에서 자리를 지켰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선 삼권분립을 들어 제청에 관한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으나, 정작 증언 거부 사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제청권에 대한 헌법적 해석과 국회·대통령의 관여 범위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민주당 김기표 의원의 증언 요구에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더니 '모두가 궁금해하니 부득이 말씀드리겠다'며 약 6분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위헌'이라는 단어만 4차례 언급했다.
발언의 요지는 '헌법 104조 2항이 대법원장의 제청→국회의 동의→대통령의 임명으로만 규정할 뿐,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하거나 국회 및 대통령이 제청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헌법에 따라) 삼부가 각기 고유의 전속적인 권한을 가진다"며 "대법원장이 국회의 동의 절차,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헌법상 근거도 없이 '국감 증언'이라는 형식을 빌려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기관 간의 권한 분배와 사법권 독립에 반해 위헌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국감 증언 요구를 문제 삼았지만, 사실상 국회와 대통령 모두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관여할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직격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 아래)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소관 기관장들의 증인 선서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 앉아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여당 단독처리로 법사위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관행대로 인사말만 전한 뒤 증인 선서는 하지 않았다. 2026.10.6. hkmpooh@yna.co.kr
조 대법원장은 나아가 헌법 104조 2항이 일부 다른 조항처럼 기타 필요한 사항을 법률에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며 "이를 침해하는 절차와 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모두 위헌"이라고도 재차 발언했다.
나아가 자신이 관행을 깨고 청와대와 합의가 안 된 손봉기 후보자를 서면 제청한 것에 헌법·법률적 문제가 없다는 점도 거론했다.
청와대와 합의하지 못한 후보를 제청한 데 대해 "대통령과의 협의는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대법원장이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온 것"이라며 "안 해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못 박았다.
서면 제청 방식에 대해서도 "헌법에서 전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에 대해서도 그간 추천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왔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위헌·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명동의 요청서 역시 "대법원장 제청 이후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 편의를 위해 국회가 정한 법률"이라며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와는 별개라고 했다.
자신은 헌법상 부여된 권한과 의무를 모두 이행했으며 국회 또는 대통령이 제청 과정에 대해 따져 묻거나 특정 절차를 강요할 헌법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가 정회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6.10.6 ondol@yna.co.kr
조희대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선 "청와대로부터 다시 제청해달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있지 않았다"며 "공문의 내용만으로는 그 취지를 알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에 따라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청와대와 합의 과정을 비롯해 제청이 지연된 배경에 대해서는 이날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법원장이 국감장에 출석해 인사말을 제외하고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은 1987년 헌법 개정으로 이듬해 국정감사가 재개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읽은 원고에 대해 앞서 법원행정처장이나 인사총괄심의관과도 상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이 A4용지를 꺼내서 설명했는데 내용을 미리 봤느냐'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오후 질의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몰랐다"며 "그 문서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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