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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80주년 전 특별법 개정 매듭지어야"…정명·왜곡 쟁점

입력 2026-10-06 16: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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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승 교수 "정명은 피해 아닌 원인·대의에서…'항쟁'에 방점"


신원 확인 안 되는 수형인 재심도 과제…"개정 단일안 마련해야"




제주4·3희생자추념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028년 제주4·3 80주년을 앞두고 4·3의 올바른 이름을 찾는 정명(正名)과 피해자 범위 확대, 4·3 왜곡·비방 처벌 등 미완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4·3특별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4·3특별법 개정을 위한 제4차 공동토론회'에서 '진실과 정의를 위한 4·3특별법 개정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이 교수는 특별법의 남은 과제로 제주4·3사건의 정명과 정의(定義), 피해 범주와 피해자 범위 확대, 희생자 배제 문제, 재심, 왜곡비방죄 신설, 가해자 상훈 박탈, 의료복지재단, 유족회 지원, 유족 의료정보 제공 등 9개 쟁점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이 교수는 4·3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 하는 정명 문제에 특히 주목했다.


현행 특별법은 제주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동안 특별법 개정 과정에서도 3·1절 경찰 발포사건과 4·3 무장봉기의 연관성 등을 법에 어떻게 담을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정명 문제는 뒤로 미뤄졌다.


이 교수는 정명을 단순히 사건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4·3의 역사적 성격을 규정하는 '집단적 명예회복'의 문제로 봤다.


그는 "피해 양상이 아니라 원인과 대의에서 정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학계 등에서 '제주민중항쟁', '제주인민항쟁', '제주4·3항쟁' 등이 거론돼 왔지만 역사·사회·정치·법적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4·3항쟁'이 공통분모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정명 작업은 항쟁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0여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슬픔

(제주=연합뉴스)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불인 표석을 찾은 유족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4·3 왜곡·비방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현행 특별법은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제주4·3사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희생자와 유족,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어겨도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이 교수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정춘생 의원 발의안에서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라는 목적 요건을 삭제하고 '사실을 왜곡·부인·날조'하는 행위를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인의 명예훼손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4·3의 역사적 사실 자체를 왜곡하거나 부인·날조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재심 문제도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4·3 당시 군사재판 수형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직권재심이 진행되고 있지만 수형인명부만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람은 개별적으로 재심을 진행하기 힘든 문제가 남아 있다.


이 교수는 "제주4·3사건에서 문제되는 재판은 70년 전의 일이므로 유족 측에 재심 사유를 증명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군사재판이 법적 절차를 무시한 자의적 처벌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수형인에 대해 일괄적으로 무죄판결을 청구하거나 법 개정을 통해 당시 재판을 무효화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4·3봉기에 적극 가담했다는 이유 등으로 직권재심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27년 상반기 발간될 '제주4·3사건종합보고서'에서 정명을 비롯한 주요 쟁점에 대한 해법과 권고사항이 더욱 명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3 80주년을 앞두고 4·3유족회나 가칭 '4·3 8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역량을 모아 특별법 개정시안을 신속하게 작성하고, 이를 의원들이 새로운 단일안으로 제출하게 하거나 행정안전위원회 '위원회 대안'으로 관철해 입법 작업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 김한규·문대림·김성범·정춘생 국회의원, 제주4·3기관·단체 연석회의가 공동 주최했으며 유족과 4·3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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