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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 잦은 의원 85% 제세동기 없다…인공호흡기는 2곳뿐

입력 2026-10-05 0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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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급 마취 4년새 44% 증가…'입법 사각지대'에 응급장비 구멍




프로포폴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수면 마취·진정을 자주 시행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85%가 제세동기를 갖추지 않았고, 인공호흡기를 보유한 곳은 440곳 중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8개월 사이 서울 강남의 한 치과 의원에서 수면마취를 받은 환자 2명이 숨지는 등 관련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현행법상 이들 의원에는 응급장비 설치 의무가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마취 진료비 청구 건수는 2021년 29만8천375건에서 지난해 42만8천425건으로 43.6%나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작년의 절반을 넘는 23만6천43건이 청구됐다.


특히 상주하는 마취과 의사가 없어 외부 마취의사에게 의뢰하는 '초빙 마취'는 2021년 5만1천291건에서 작년 8만6천732건으로 69.1% 급증했다.


마취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의료 현장의 응급 소생 인프라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중 건강보험 명세서를 기준으로 프로포폴·미다졸람·케타민 등 수면 마취·진정 약물 처방이 600건 이상 이뤄진 의원급 의료기관 440곳의 장비 보유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인공호흡기를 보유·신고한 의원은 단 2곳(0.5%)에 불과했다.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확보할 제세동기를 갖춘 곳도 15.0%(66곳)에 그쳤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따르면 수면 마취의 제일 큰 위험성으로는 호흡 억제가 꼽힌다. 이 경우 적절한 처치가 없다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수술실 도구

[연합뉴스TV 제공]


의원급에서의 응급 소생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입법 사각지대'에서 비롯된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은 수술실과 중환자실에 인공호흡기를, 중환자실에 제세동기를 설치할 것을 규정한다.


이 때문에 내시경 검사실 등에서 수면 마취를 하는 대다수 의원급은 인공호흡기와 제세동기를 두지 않아도 법에 따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허점은 또 있다. 사고가 나도 관련 기관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올해 8월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 등 의료 관련 시설로 119구급대가 출동한 건 모두 47만4천634건이다.


출동 원인별로 환자 이송 현황을 나눠 보면 심정지가 1만5천509건, 의식 장애가 2만9천382건, 호흡곤란이 5만8천768건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긴급 이송한 뒤 보건복지부나 관할 보건소에 통보하는 공조 시스템은 없다는 게 소방청의 공식 답변이다.


이 때문에 보건소는 유족의 고소나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행정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번 강남 치과 사망 사건 때도 관할구청인 강남구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사망 등 중대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 사실을 관할 보건소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의원급에서는 환자 안전사고 감시망에도 구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의원급에서 보고된 환자안전사고 3만3천606건 가운데 중증 사고 보고는 단 1건이었다. 전체 보고의 97%는 약국 단계에서 약사가 처방 오류를 사전에 발견해 보고한 사례였다.


환자안전법상 중대 사고 의무보고 대상이 '200병상 이상 병원급 및 종합병원'으로 한정돼있기 때문에 의원급에서는 사망 사고를 보고할 의무가 없다.


소병훈 의원은 "단순히 200병상 미만이라는 이유로 의원급 마취 사망사고가 국가 감시망에 포착되지 않고, 85%가량이 제세동기조차 없이 환자를 마취하는 무방비 상태를 방치한 것은 명백한 국가의 직무 유기"라며 "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입법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법, 환자안전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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