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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은 '北지뢰사건' 규정했는데…李대통령은 "불의의 사고"

입력 2026-10-01 17: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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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지뢰폭발사고와 같은 불행"…北책임 명시 軍과 온도차


"한반도 전략 차원 상황관리" 해석…"국민 정서와 거리" 지적도




거수경례하는 이재명 대통령

(계룡=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8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6.10.1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을 '불의의 사고'로 규정한 이재명 대통령의 인식을 두고 한반도 전략에 따른 현실적 선택이라는 평가와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이 대통령은 1일 제78주년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DMZ 지뢰 폭발 사건을 "불의의 사고"라고 표현하면서 부상 장병의 가족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이 사용한 '불의의 사고'란 표현은 이 사안이 고의적인 도발이라기보다는 의도치 않게, 또는 예상치 못한 채 벌어진 일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이 대통령의 대북 비판 자제는 북한과 대화 재개 노력 등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반도 문제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이 대통령이 앞으로 몇 개월 내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사안이 악재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의중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날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향해서도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도 이제는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의 전날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지뢰폭발사고와 같은 불행"이라고 표현했다. 역시 안타까운 사고 성격을 부각하되 고의성에 관한 지적은 없었다.


이 대통령과 통일부의 '불의의 사고', '불행' 표현은 DMZ 지뢰 폭발은 북한의 책임임을 명시한 합동참모본부의 전날 발표와는 결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는 DMZ 지뢰 폭발에 대해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라며 '북한 지뢰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4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 중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군사령부의 MDL 이남 북한 지뢰지대 추정 지역 조사를 위해 지난달 21일 수색로를 개척하던 우리 군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다친 사건이다.


2015년 북한 목함지뢰 사건 때는 북한군이 DMZ 남측 출입문인 통문까지 내려와 지뢰를 매설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명확했지만, 이번에는 북한군이 우리 군에 피해를 주기 위해 MDL을 넘어와 매설했는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북한의 이번 지뢰 매설은 남북이 인식하는 MDL 기준선 불일치 문제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MDL 이북으로 판단해 지뢰를 매설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과 통일부는 북한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의의 사고', '불행'이라는 절제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종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북한의 책임을 거론하는 것보다는 "진상규명 후 응분의 필요조치를 취한다"(성기홍 청와대 홍보수석)는 기조에 따라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합동현장조사 과정에서 MDL 이남 폭발 현장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가 발견됐고, 이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우리 군과 유엔사가 모두 확인한 상황에서 북한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 작전본부장 입장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9.30 cityboy@yna.co.kr


일각에선 북한에 책임 인정이나 사과·유감 표명을 이행하게 할 실효적인 수단이 없는 현실을 고려해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공존과 평화체제 구축 추진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수사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MDL 일대의 경계 강화 등 현장의 군사 전술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고위급에서는 평화공존 기조를 계속 발신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그런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더라도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군 장병이 부상한 엄중한 사안이고 유사 사례 재발 위험이 있는 만큼 최종조사결과가 나오면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 접경 지역 발파 작업 준비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유엔군사령부가 전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정전 협정 위반이라고 밝힌 가운데 1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 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이 전술 도로 건설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발파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6.10.1 soonseok02@yna.co.kr


북한 전문가들은 정부가 평화공존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동시에 치밀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는 전략(평화공존 및 국익)에서 흔들림 없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전술(현장 안보 및 우발적 충돌 관리)은 촘촘하고 단호하게 보완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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