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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창] "기업과 동포가 함께한 63년…분란 없는 한인회가 큰 자랑"

입력 2026-10-01 09: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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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 싱가포르 한인회장 "정치·지역색 없이 융합…현지 사회와 동행"


1927년 독립운동가 정착으로 시작해 2만5천명 한인사회로…한인회관·한국학교 일궈




2026 세계한인회장대회 참가 박재용 싱가포르 한인회장

(인천=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026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포즈를 취한 박재용 싱가포르 한인회장. 2026. 10. 1. phyeonsoo@yna.co.kr


(인천=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기업과 동포가 함께 꾸려가고, 지난 63년간 분란이 없었다는 점이 싱가포르 한인회의 가장 큰 자랑입니다."


2026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한 박재용 싱가포르 한인회장은 1일 연합뉴스와 만나 싱가포르 한인사회의 힘을 '융합과 결속'에서 찾았다.


박 회장은 "정치색과 지역색이 없고, 학연·지연 없이 융합이 잘 되는 것이 싱가포르 한인사회의 특징"이라며 "한인회관과 학교 등 공동체 자산이 있지만, 이를 둘러싸고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한인사회의 뿌리는 19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운동가 정대호(1884~1940) 선생이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건너와 정착했고, 그의 막내아들 정원상 선생이 1963년 한인회를 창립했다.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1965년보다 2년 앞선 시점이다.


초기 한인회는 한국에서 온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축구화를 마련해주는 등 민간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 이후 한국 기업 진출이 늘면서 한인사회의 규모도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 싱가포르 동포간담회서 환영사하는 박재용(왼쪽) 한인회장

(싱가포르=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3월 1일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박재용 싱가포르 한인회장의 환영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2026.10.1. xyz@yna.co.kr


그는 "현재 싱가포르에는 주재원 가족을 포함해 약 2만5천명의 한인이 거주한다"며 "이 가운데 정착 동포는 20∼30% 정도이고, 나머지는 3∼10년가량 근무한 뒤 귀국하는 주재원과 가족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특성은 한인회 운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인회에는 약 130개 법인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주요 한국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50개 법인회원으로 구성된 대의원회가 임원 선출과 재산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맡는다. 주재 기업과 교민 기업의 비중은 5대5 정도다.


박 회장은 "다른 나라 한인회는 거의 동포들로만 운영되지만, 저희는 기업과 동포가 함께한다"며 "이 같은 협력 구조는 한인사회의 공동자산을 일구는 힘으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주재 상사와 동포들의 모금에 한국 정부 지원금과 은행 융자를 보태 2007년 4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내부 공사를 거쳐 2009년 한인회관을 열었다.




동인지 '싱가포르 문학' 출판기념회 및 제8회 남국문학상 시상식

지난해 11월 열린 동인지 '싱가포르 문학' 출판기념회 및 제8회 남국문학상 시상식. 앞줄 왼쪽서 3번째가 박재용 한인회장 [싱가포르 한인회 제공]


한인 자녀 교육을 위한 학교 설립에도 공동체의 힘이 모였다. 1980년대 한국 기업 진출로 교육 수요가 커지자 한인사회는 모금에 나섰고, 1993년 초등 과정을 개설했다.


이후 2010년 현재 캠퍼스로 이전한 데 이어 2011년 중학교와 유치원, 2012년 고등학교를 차례로 열면서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SKIS)의 교육 체계를 갖췄다.


박 회장은 "한인회관과 학교 모두 한인들이 지켜온 재산이자 한인회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한인사회의 결속은 나눔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시작한 장학사업은 2023년부터 소액 모금 방식으로 참여 폭을 넓혔다. 동포들이 십시일반 참여하면서 매년 3천만∼4천만원가량을 모은다. 현재 120명의 장학생을 후원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어려움에 부닥친 한인을 돕는 '행복 기금'도 약 1억원 정도 조성해 운영한다. 지원이 필요한 사례가 접수되면 운영위원회 심사를 거쳐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40세 미만 청년과 한인 2세를 위한 멘토링과 서포터즈 사업도 6년째 이어가고 있다. 청년들이 세미나와 마라톤, 한국 음식 만들기 등에 참여하며 교류하고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추석을 맞아 한인회 주최 '2026 한인한마당'에서 K팝 댄스 선보이는 학생들

[싱가포르 한인회 제공]


박 회장은 2000년 서울YMCA 주재원으로 싱가포르에 왔다가 정착했다. 현지에서 한국식 숯불갈비의 가능성을 발견해 싱가포르 최초의 숯불구이 전문점 '주신정'을 열어 24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인회 활동은 2001년 자원봉사로 시작해 대의원과 부회장을 거쳐 2022년 경선을 거쳐 회장에 당선돼 지금까지 맡고 있다.


그가 앞으로 한인회의 시선을 두려는 곳은 한인사회 내부만이 아니다. 다민족 사회이자 글로벌 기업의 거점인 싱가포르에서 한인회를 중심으로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고 한류 확산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구상이다.


박 회장은 "한인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 못지않게 공동체의 기반을 닦은 선배 세대를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모국의 성장뿐만 아니라 동포사회 발전도 이끌었던 이민 1세대의 희생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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