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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차기 이사장 뒤늦게 공모 시작…'대행의 대행' 불가피

입력 2026-09-21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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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국회 국정감사 김동호 직무대행 체제로 방어 후 퇴임 수순 유력


김영란·김현주 신임 상임이사 내정…나머지 1자리 '재공모'엔 뒷말




지난 8월 경기 성남시 코이카서 열린 '코이카 도약위원회' 출범식 참석자들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정부 무상원조 전담 시행기관인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차기 이사장 공모가 뒤늦게 시작되면서, 연말까지 '직무대행의 대행'으로 이어지는 과도기 경영 체제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효율화 기조 속에서 국회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하반기 중대 현안이 맞물려 있지만, 수장 부재 속 직무대행의 연쇄 이동으로 코이카의 정무적 대응력과 협상력이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김동호 체제로 국감 완주할 듯…최소 연말까지 '대행의 대행'


21일 국제개발협력계에 따르면 코이카는 지난 18일 차기 이사장 공모 공지를 내고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전임 장원삼 이사장이 지난 7월 7일 퇴임한 지 70여일이 지난 시점이다.


코이카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지원서를 받은 뒤 서류 심사를 거쳐 다음 달 19일 면접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청와대의 인사 검증 기간 등을 고려하면 차기 이사장은 이르면 연말에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시급한 일정은 오는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다. 본감사(6일)와 종합감사(27일)로 진행되는 국감은 기관 사정과 예산 집행 내역을 가장 잘 아는 김동호 이사장 직무대행(경영전략본부 상임이사)을 중심으로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코이카는 최근 신임 상임이사로 김영란 글로벌인재사업 본부장(경영전략본부)과 김현주 트랑스컬처 대표(글로벌연대·파트너십본부)를 내정하고 임명 절차를 밟고 있다. 김영란 이사가 임명되면 김동호 직무대행은 바로 퇴임한다.


김영란 이사는 시민사회협력실장과 경영전략처장 등 30여년간 요직을 두루 거친 내부 인사이며, 김현주 이사는 유네스코 본부 등 민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외부 인사다.


하지만 촉박한 일정을 고려할 때, 갓 부임한 신임 상임이사가 곧바로 국감장에 서서 기관 전체 현안을 방어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개발협력계 안팎에서는 김동호 대행이 10월 말 종합감사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한 뒤 용퇴하고, 차기 이사장이 부임할 연말까지 약 2개월간은 김영란 신임 상임이사가 다시 이사장 직무대행 바통을 이어받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영란 경영전략본부 상임이사(왼쪽)와 김현주 글로벌연대·파트너십본부 상임이사

[코이카 제공 및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국감 맞물린 예산 정국…내년도 1.1% 삭감안 복원 가능할까


이러한 과도기적 직무대행 체제 연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10월 국정감사가 11월 국회 예산안 심사로 직결되는 전초전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정부안을 기준으로 코이카의 2027년 예산은 1조1천995억원으로 편성돼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특히 기관 운영과 주요 사업의 핵심 재원인 정부출연금은 1조1천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줄었다.


코이카 이사장은 연간 1조원이 넘는 무상원조 예산을 집행하며 전 세계 40여개국 사무소를 총괄하는 차관급 정부 산하기관장이다. 대외적으로는 협력국 장관급과 협상하고, 대내적으로는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ODA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부처별로 분산된 무상원조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코이카를 중심으로 한 '통합 ODA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정책 동력을 확보하려면 기관장의 정무적 장악력이 필수적이다.


이사장 공모가 시작된 상황에서 향후 인선 방향을 두고 정무적 인사 낙점설과 외교부 고위 관료 출신 기용설 등이 교차하며 세부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코이카는 국감 기간에 사업의 당위성을 입증하고 공감대를 마련해야 11월 외통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추가 예산 삭감을 막고 삭감된 예산의 복원이나 증액을 끌어낼 수 있다. 이에 기관장이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코이카가 연말까지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삭감된 예산 방어는 물론 예산 복원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코이카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업전략본부 이사 재공모…차기 이사장 러닝메이트 포석?


이사장 공모 지연과 맞물려 불거진 또 다른 이슈는 이달 말 퇴임하는 이윤영 사업전략·지역사업Ⅰ본부 상임이사 후임 인선의 파행이다. 코이카는 해당 직위를 최근 이례적으로 전체 재공모 방침으로 전환했다.


당초 지난 2월 공모 때 전직 대사 출신 인사가 내정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코이카는 함께 3배수에 올랐던 다른 내부 인사 2명 중 뒷순위를 임명하는 대신 상임이사 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개발협력계에서는 인사권자의 정무적 셈법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윤영 이사가 이달 말 퇴임 후 모교인 성균관대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이 예정돼 있었음에도 후임 임명 없이 공석으로 두려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권별 코이카 상임이사 인선 흐름을 짚어보면 새 이사장 취임 시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조직 장악을 도울 이른바 '러닝메이트' 성격의 임원이 최소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문재인 정부의 송진호 이사(사회적가치경영본부)와 윤석열 정부의 손정미 이사(글로벌연대·파트너십본부) 사례처럼, 표면적으로는 모두 규정에 따른 공모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새 이사장과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가 임명됐다.


이번 재공모 방침 역시 차기 이사장 체제에 맞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10월부터 이 업무를 다른 이사가 겸임하거나 하위 직급인 처장이 대행해야 하는 실무적 부담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송규영 코이카 노조위원장은 "기존 절차를 거친 인사들에 대한 결격 사유 등 설명 없이 재추천을 요구하는 것은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지 생각돼 우려스럽다"며 "향후 다시 진행될 절차에서 전문성을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와 코이카 측은 임원 인선 지연과 재공모 사유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아끼고 있지만, 하반기 수뇌부 공백 장기화 속에 과거의 인사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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