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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풍계리 6차 핵실험 후 잠자던 단층 다시 움직였다

입력 2026-09-18 0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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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핵실험 전 없던 지진, 2017년 이후 1천330차례


부산대 김광희 교수 연구팀, 중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규명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진 분포도

[부산대학교 제공]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 잠자던 단층대가 다시 활성화돼 지진이 빈번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연구팀은 18일 중국 중국 청두이공대학교 판싱리(Xingli Fan) 교수팀, 중국과학원, 중국지진국, 산둥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2008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17년간 관측한 연속 지진파 자료를 분석해 북한 풍계리 만탑산 주변 단층의 재활성화 양상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이 만탑산의 잠자던 단층을 다시 움직였다'는 제목의 연구 논문은 이날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 1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 이전에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6차 핵실험이 이뤄진 2017년까지 60차례가량 지진이 발생했다. 3차 핵실험이 있었던 2013년 이후 서서히 지진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7년 규모가 가장 컸던 6차 핵실험이 있은 지 20일 후부터 지진활동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지금까지 무려 1천330차례나 지진이 발생했고, 2개의 북북서 방향 길이 24㎞ 단층대에 집중됐다.


지진 규모도 1.0∼1.3에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2023∼2024년에는 규모 3대로 올라갔고, 최고 3.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희 교수는 지진이 집중되는 길이 24㎞ 단층대가 한꺼번에 재활성화될 경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형과 지진 분포도

[부산대학교 제공]


연구팀은 반복된 핵실험이 만탑산 지각의 얕은 부분에 균열과 손상을 누적시키고 힘을 받는 주변 지역에 변화를 일으키는 바람에 가만히 있던 단층이 점진적으로 재활성화한 것으로 해석했다.


우리나라 지진의 발생 깊이는 통상 15㎞ 안팎이지만,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는 대부분 1㎞ 이내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지하 핵실험 후 지진활동이 단기간에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지질 조건과 기존 단층의 응력 상태에 따라 수년에 걸쳐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검증 과정에 고려해야 할 내용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핵실험 감시뿐만 아니라 인간 활동으로 촉발되는 지진 전반에 대한 이해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하공간 개발, 에너지 개발, 지하 유체 주입, 대규모 지하 구조물 조성 등 지각의 응력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활동이 기존 단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안정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진 설명하는 김광희 교수

[부산대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대 연구팀에는 공동 제1저자이자 공동 교신저자인 김광희 교수를 비롯해 강수영 연구교수, 류란보(Lanbo Liu) 박사, 손유진 박사수료 대학원생, 주형태 박사가 저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한 점은 2017년 핵실험 후 지진활동이 곧바로 잦아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지진은 수년간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단층을 따라 점차 뚜렷한 분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폭발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지진관측을 이어가고, 관측자료를 지속해 축적·보존하며 개별 지진을 장기적인 물리 과정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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