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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외교장관들이 꼽은 韓외교 과제는…'자강·동맹·한미일'

입력 2026-09-09 14: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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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법연구원 회의…윤영관·송민순·유명환·윤병세·박진 참석




한자리에 모인 전직 외교장관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서울국제법연구원이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국제회의에 전직 외교 장관들이 모여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병세, 윤영관, 송민순, 유명환, 박진 전 외교 장관. 2026.9.9
j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의 대외관계를 이끈 역대 외교부 장관들이 모여 달라진 전략 환경을 진단하면서 한국 외교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서울국제법연구원은 은성국제연구재단과 함께 '인태지역의 지정학적 변화, 기후·AI(인공지능) 거버넌스와 지역 질서 구축'을 주제로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노무현 정부의 윤영관·송민순 전 장관, 이명박 정부의 유명환 전 장관, 박근혜 정부의 윤병세 전 장관, 윤석열 정부의 박진 전 장관이 패널과 좌장 등으로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반기문 전 장관은 영상 축사로 참여했다.


윤영관 전 장관은 세계 2차대전 이후 구축된 자유주의 질서가 지난 20여년 간 무너진 끝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무너졌다며 "지난 1년여 벌어진 상황은 80년 만의 세기적 변화"라고 규정했다.


그는 "법은 멀어지고 주먹은 가까운 세상"으로 현 국제질서를 요약하며 "미국은 한정된 자원으로 세계의 안보 우산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울국제법연구원 이사장으로 있는 윤병세 전 장관도 개회사에서 "한국전쟁보다 길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에서의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은 국제정치가 힘의 질서로 전환하는 증상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직 장관들은 불확실성과 구조적 변화가 지배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은 국방력을 기르는 한편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더욱 다져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진 전 장관은 한반도 방위에 대한 주도적 역할과 재래식 억제를 한국에 맡기려는 미국의 전략을 언급하며 "이는 단순히 방위비 분담의 문제가 아니라 동맹 내 책임과 역할의 구조적인 재조정"이라면서 "한국은 독자적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동시에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관 전 장관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국제질서의) 정글로 진입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자강이 필요하고, 국방비를 올리는 건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거래적 동맹 외교를 하는 상황이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요한 나라이니 꼭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한 외교 도전"이라고 꼽았다.


유명환 전 장관은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사례를 들어 "한미 군사동맹과 같은 관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에 있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불만은, 자기 경제력은 약화하는데 동맹국을 지키려고 군사비를 계속 써야 한다는 점"이라며 "우리도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면, 그만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순 전 장관은 남북 간 핵 불균형을 추후에라도 균형 상태로 만들기 위한 토대로서의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한 및 능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변국, 특히 일본과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유명환 전 장관은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중립·비동맹은 하나의 망상"이라고 선을 그으며 "우리는 미국·일본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섰고, 한미일 협력은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당위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윤영관 전 장관도 "민주주의나 규범 기반 질서를 원하는 나라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유럽, 호주, 캐나다, 인도 등과 "특히 일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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