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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미래路] 일한교류기금 이사장 "EU·아세안처럼…東亞서 한일 뭉쳐야"

입력 2026-09-06 08: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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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리 요시노리, 주한총괄공사 역임 뒤 일한문화교류기금·이수현 장학회 이끌어


"일본 내 '역사 인식 분단'은 해결 과제…한일 협력, 국제사회 안정 기여"


[※ 편집자 주 =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오는 11월 3일 한일 간 공조를 주제로 '2026 미래경제포럼'을 개최합니다. 급속히 블록화하는 글로벌 경제 지형 속에서 한일 양국이 초국가적 경제 공조를 이루는 방안을 논의합니다. 포럼에서는 오랜 기간 역사적 대립 관계이던 프랑스와 독일이 손잡아 출범한 유럽연합(EU)이 막강한 경제 연합체로 자리매김한 것을 참고해 한일 양국이 단계적 협력 체제를 만들고 경제공동체로까지 나가는 방안을 타진하고자 합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포럼에 앞서 한일 양국에서 협력 활동에 몸담아온 각계 인사들의 인터뷰를 매주 일요일 송고합니다.]




가토리 요시노리 일한문화교류기금 이사장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가토리 요시노리 일한문화교류기금 이사장·LSH 아시아 장학회장이 한일 협력의 중요성에 관해 2일 도쿄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했다. 2026.9.6. csm@yna.co.kr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가토리 요시노리 일한문화교류기금 이사장은 한국과의 인연을 묻자 외교관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에 재직하던 2000년대 초 한국 지인들과 좌식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하며 마음이 따뜻해졌던 기억을 떠올렸다.


"외교관으로 독일,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등에서 일할 때 한국 외교관들과 왠지 모르게 마음이 맞아 아주 친하게 지냈어요. 두 나라는 2천년 넘게 이어온 교류를 통해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사이라고 느낍니다."


가토리 이사장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 공사를 역임한 뒤 2014년 일본 외무성에서 퇴임하고 2022년부터 미래세대 협력을 목표로 하는 일한문화교류기금 이사장을 맡아 양국 청소년 교류에 힘쓰고 있다.


일한문화교류기금은 1989년부터 지난달까지 약 4만5천800명의 한일 청소년·교원 등이 상대국을 방문하는 것을 지원했고 800여명의 연구자가 상대국에서 체류하며 심도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을 도왔다.


가토리 이사장은 2001년 도쿄의 한인타운과 인접한 신오쿠보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 씨를 기리는 'LSH 아시아 장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LSH 아시아 장학회는 일본어를 공부하는 아시아 학생들에게 이수현 씨가 못다 이룬 소망을 담아 장학금을 수여해 왔다. 지난해 기준 1천300명이 수혜 대상이 되는 등 그의 희생으로부터 25년이 흐른 지금에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가토리 이사장은 일한문화교류기금이나 LSH 아시아 장학회를 통해 한일 양국 젊은이들의 교류 폭이 넓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보기 좋은 일이라고 했다.


"한일 관계가 좋아졌다고 해도 일본에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 각지에서 청소년 교류 행사를 열면 한국인을 처음 봤다는 지역 주민들이 '한국 청년들에게서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가토리 이사장은 한국에 대해 일본인이 느끼는 친밀감이 올해 초 54.7%로 조사되는 등 2023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 특히 18∼29세 젊은 층에서의 친밀감 응답률이 64.7%로 평균을 크게 웃돈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신오쿠보역서 이수현 25주기 추도식

(도쿄=연합뉴스) 의인 이수현 씨 25주기를 맞은 26일 사고 현장인 도쿄 JR 신오쿠보역 구내에 설치된 추모 동판 앞에 꽃이 놓여 있다. 2026.1.26 photo@yna.co.kr


다만 그는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친밀감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아직 낮다고 평가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여지가 분명히 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토리 이사장은 한일 양국이 긴밀한 관계여야 마땅한 나라임에도 그간 관계가 소원했던 시기도 꽤 있었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일 역사 문제와 일본의 반성과 관련해 한국 측에서는 '일본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하고 일본 측에서는 '한국은 몇번을 반성해도 계속 화를 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역사 문제에 관한 일본 사회 내부의 '분단 현상'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간 나오토 전 총리가 2010년 한국 강제 병합 100년 담화에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하는 등 일본 정부가 반성을 담은 발언을 내놔도 일본 내 일각에서 '일본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식의 상반된 주장이 나오면서 한국인의 감정의 골을 깊게 한다는 분석에서다.


가토리 이사장은 "일본으로서는 역사 문제에서의 '분단 현상'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많은 일본 국민들은 (그간 식민 지배에 대해 밝힌) 일본 정부와 같은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한국인들에게 당부하면서 시민들 간의 대화나 교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랜 기간 외교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이 국제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큰 역할을 하는 것에 비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동아시아에 그러한 구심점이 없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가토리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진다는 것은 매우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하나의 커다란 안정 (요인이 될) 장치가 생긴다는 것"이라며 한일 간의 긴밀한 협력이 국제사회와 동아시아 지역에 이바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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