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전략硏, 전문공개…김일성-김정일주의 소개 삭제· 전시 관련 조항 첫 포함
강화된 총비서 권능 구체적 열거…'민족대단결', 주한미군 철수 주장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2일 노동당 제9차 대회 4일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하는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2.2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권수현 기자 =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선언한 후 최고 규범인 노동당규약에서 '평화통일'을 삭제한 것으로 전문을 통해 확인됐다.
또 선대수령인 김일성·김정일의 업적을 지우는 대신 당총비서의 권한·권능을 강화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1인 '영도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전략연)은 3일 중구 달개비하우스에서 '북한 제9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 주제로 언론간담회를 열어 개정 노동당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앞서 정보당국을 통해 북한이 2024년 6월 당규약을 고쳐 '두 국가' 노선을 반영한 사실은 알려졌지만 올해 2월 당대회 개정 사항까지 반영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개정된 당규약은 서문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에 관해 기술하며 선대의 업적을 찬양한 대목이 삭제됐다.
2021년 8차 당대회 때 선대 업적·상징성과 관련된 기본적 내용이 제외됐는데 이번에는 남아있던 2개 단락이 서문에서 완전히 빠지면서 당의 성격이 총비서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심으로 규약에 명문화됐다고 전략연은 설명했다.
또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라 기존 서문의 '조국의 평화통일', '통일전선', '남조선', '민족대단결', '전국적 범위' 등 통일 및 민족 관련 표현이 삭제됐다.
통일과 관련한 대목을 통째로 덜어내면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철거', '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와 같은 주한 미군 철수나 남측에서 외세 배격 관련 내용도 모두 사라져 남북한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관계임을 재확인했다.
통일 및 민족 표현 삭제는 북한이 두 국가론을 선언한 지 반년만인 2024년 6월 규약 개정 때 이뤄졌다고 전략연은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맡고 있는 총비서직과 관련해 기존 규약에는 수반이라는 포괄적 규정만 언급했으나 개정 당규약은 총비서의 권한을 회의 소집권, 간부 임면권, 당원 출당권, 부서 해산권 등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선대의 업적을 찬양하는 색채를 지우고 총비서의 권능을 강화하고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김 위원장 중심의 유일 영도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태 수석연구원은 "8차 당대회 개정 규약에 김정은의 당 대표성과 권능에 대한 내용이 들어갔지만, 총비서의 지위와 권능과 관련된 내용을 세부적으로 담은 것은 9차 당대회가 처음"이라며 "이미 행사하고 있는 권한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범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일기 수석연구원은 "총비서와 국무위원장 권한 강화는 미래권력, 후계자로의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권능을 구체화해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총비서의 대리인'으로서 당 2인자에 해당하는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 직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2021년 8차 당대회 때 신설된 제1비서는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와 맞물려 주목받았는데 북한은 현재까지 해당 직위 인선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노동당 조직을 구성하는 과정과 관련해서 전시에는 선거 절차를 생략하는 등 전시 관련 조항이 새롭게 들어갔다.
노동당 규약에 전시 관련 조항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당 중앙위원회 중심의 국방·군사 지휘체계를 보완하고 최근 국가 '위기 대응체계 정비' 등 체제 운용성을 완비하려는 방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략연은 부연했다.
김인태 연구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10년을 넘기면서 제1비서 직위와 전시관리체계 등 "다양한 위기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제1비서의 경우 공식적으로 임명은 안 됐지만 조용원 당 비서가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제9차대회기념 열병식이 지난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2026.2.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와 함께 서문에 '정치·조직·사상·규율·작풍건설' 즉, 당건설 5대 노선이 추가됐고, 노동당 입당 연령이 18세에서 20세로 상향됐다.
1945년 노동당 창당 당시 20세였던 입당 기준연령은 6·25전쟁 이후인 1956년 3차 당대회에서 당원 확충 목적으로 18세로 하향조정됐다가 이번에 70여년 만에 다시 20세로 올라갔다고 전략연은 설명했다.
김인태 연구원은 '2014년부터 시행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제에 따라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생 나이가 2024년부터 16세에서 17세로 바뀐 점을 지적하며 "이에 따라 노동연령은 17세로, 선거연령은 18세로 한살씩 올라갔는데 이번에 입당연령 기준도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입당 기준연령 상향조정은 향후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보다는 실제 평균 입당연령이 군·사회생활을 거친 뒤인 20대 중후반인 점을 고려해 기준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전략연은 평가했다.
김종원 연구위원은 후계자 내정 단계에 있다고 평가받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와 관련해 "입당이 18세이냐 20세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40대 초반인 김 위원장은 앞으로 20년은 여유 있게 통치할 것으로 보이며 주애가 후계자로서 준비기간을 충분하게 거치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연은 당규약과 헌법뿐만 아니라 '10대 원칙'도 수정·보완이 마무리됐을 것으로 봤다.
전략연은 "북한이 9차 당대회를 계기로 당규약, 헌법, 10대 원칙으로 구성된 통치규범 재정비를 일단락했다"며 "'김정은 시대 2.0'의 통치규범이 제도화됐다"고 평가했다.
tree@yna.co.kr
inishmore@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