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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트럼프의 '김정은 러브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입력 2026-08-25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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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앞둔 '정치 이벤트' 불과한 것 아닌가 의구심도


한국에 핵 위협과 동맹 불확실성 키우는 일 없도록 해야




2019년 6월 판문점서 만난 북미 정상

지난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촬영 배재만]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차례나 김 위원장과 만난 적이 있다. '재회'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걱정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면, 1기 집권 시절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 등에서 회동하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된 북미 정상대화가 7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만나는 지, 그리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트럼프에 우호적인 매체로 분류되는 미국 폭스뉴스도 두 지도자의 만남을 '핵 포커게임'으로 비유하며 트럼프 1기 때보다 합의 타결할 유인이 훨씬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는 '핵 위협 제거'가 우선적인 목표가 돼야 하지만, 여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잘 지내고 있다"며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추산치가 공개된 적은 있지만 미국 대통령이 특정 수치를 밝힌 건 처음이다. '선을 넘은 러브콜'이라는 평이 나왔다.


북한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목표도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주는 것이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묵인' 수준의 태도를 보이는 데다 미국이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한반도 안보 지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한국이 오롯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하려는 의지와 노력에 공감한다"고 언급했지만,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트럼프 매체도 북미대화 비관론…"합의 길 좁아져"[http://yna.kr/AKR20260824140700546]

미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미 훈련의 축소로 북한이 부담을 덜어 러시아 전쟁 지원 여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외교정책을 캐나다나 오만보다 북한과 러시아에 더 우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직격했다.


북한과 관계 단절 상태인 한국에서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이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대를 거는 것은 '희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전에 이재명 대통령과 먼저 회담해야 하며,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제언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귀를 기울일지는 미지수다.


그러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이란전쟁으로 인한 미국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북한으로 돌리려는 것이나,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를 벌이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일고 있다. 북한도 트럼프 1기 때처럼 절박하지 않아 보인다.




북적이는 임진각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가운데 24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8.24 andphotodo@yna.co.kr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성과와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지만, 한국에는 핵 위협과 한미동맹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면, 한국은 대미 외교라인 풀가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보따리에 확장억제력 강화를 비롯한 우리의 안보 요구를 확실히 담아내야 한다.


북미 대화 재개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북 소통 채널도 한반도 위기관리와 대화 단절 극복에 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멀게만 보이는 길도 지금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모든 길을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와 안전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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