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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판문점도끼만행 희생자 유족 "언젠가 평화에 도달하리라 믿어"

입력 2026-08-18 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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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파스·배럿 유가족 모여 50주기 추모식…사건 현장도 방문


유엔사 "침략맞선 최후방어선…평화 자연히 주어지는 것 아냐"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50주기 추모식

(서울=연합뉴스) 18일 경기도 파주시 캠프 보니파스에서 '판문점 8.18 도끼만행사건 희생자 50주기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2026.8.18 [유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파주·서울=연합뉴스) 국방부 공동취재단 김효정 기자 = "1976년 8월 18일, 그날 이후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세상은 수많은 면에서 변했지만, 비무장지대(DMZ)의 근본적인 진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스콧 윈터 유엔사 부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 사령관의 추모사를 대독하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둘러싼 신경전이 미군 장교 2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한반도 전면전 위기까지 불러왔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18일로 발생 50년을 맞았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 JSA 경비대대(캠프 보니파스)에서 도끼 만행 사건 당시 희생된 아서 보니파스 소령(당시 계급 대위)과 마크 배럿 중위의 50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들의 유가족도 추모식에 함께했다.


윈터 부사령관은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 사령관 대신 낭독한 추모사에서 두 장교의 임무는 "투명성과 안정, 평화의 이름으로 실행된 것"이었다며 "(이들은) 자유의 최전방에서 경계 근무를 서며 임무를 다하던 중 살해당했다"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그는 "평화는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지켜내고, 싸워 쟁취해야 하며, 때로는 비극적이게도 피로써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매우 취약한 조건"이라며 오늘날 한미·유엔사 장병들도 "여전히 위험한 환경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끼 만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북한과 대치하는 DMZ의 위험한 환경은 그대로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윈터 부사령관은 이곳에서의 임무는 "위험하지만 필수적"이라며 "한국인, 미국인, 그리고 국제 파트너들은 외교의 최전선이자 침략에 맞서는 최후의 방어선으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서 보니파스 소령과 마크 배럿 중위가 남긴 살아있는 유산을 결코 잊지 말자"고 역설했다.


유가족들은 추모식 이후 사건의 발단이 된 미루나무 자리 근처의 JSA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이동해 고인을 기리는 시간도 가졌다. 유엔사 깃발과 태극기, 성조기 등을 든 장병들이 미루나무가 잘린 자리에 놓인 표지석 뒤에 도열했고 유가족이 헌화했다.




'도끼 만행' 50주기 헌화하는 유가족

(파주=연합뉴스) 국방부 공동취재단 =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서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의 희생자 아서 보니파스 소령(당시 계급 대위)과 마크 배럿 중위 유가족이 헌화하고 있다. photo@yna.co.kr


보니파스 소령의 손자, 손녀인 브래디 디코어(18), 딜런 디코어(15) 남매는 외할아버지가 사건이 발발하던 해 아내에게 썼던 편지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십대 남매는 "6월에는 저들(북한)이 우리를 몹시 괴롭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다친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하느님 부디 이 상태가 계속되게 해주십시오, 그것이 제 진정한 목표입니다"라는 외할아버지의 편지 한 구절을 낭독했다. 그리고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 가운데 하나에서 근무하면서도 그분의 가장 큰 관심은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었다"며 추모했다.


이들은 "그분에 대한 기억을 지켜오시고 그분의 헌신과 희생을 기려오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배럿 중위의 조카 스테이시 애덤스는 취재진과 만나 "이 사건은 한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북한의 침략을 막아야 한다는 하나의 목표 아래 한미 양국을 더욱 굳건하게 묶어 주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우리가 평화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고, 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도끼만행 사건은 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시야를 가리는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위해 투입됐던 한국군과 미군을 북한군이 도끼·몽둥이 등으로 공격해 보니파스 소령과 배럿 중위 등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대북 방어 준비태세인 '데프콘'이 격상되는 등 한반도가 전쟁 위기로 치달았고, JSA에서는 군사분계선(MDL) 표식물로 콘크리트 턱이 설치되고 남북이 분할 경비를 서게 됐다.


한편 이날 일정상 이유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따른 후속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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