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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前 원내대표들과도 골프…"개헌의 '개'도 안 나와"
국힘서 9명 이탈 시 개헌저지선 붕괴…개헌 동력 이어질지는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6.4.2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조다운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중진 의원 간 '골프 회동'에서 개헌이 화두로 올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개헌 논의에 진정성이 있으려면 "연임은 없다"는 입장부터 밝혀야 한다며 한목소리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 대통령이 야당 중진 의원들과 골프를 치고 개헌을 주제로 대화한 이면에 개헌 처리를 위한 포섭 의도, 정계 개편 포석 등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닌지 살피며 민감해하는 모습이다.
일단 국민의힘에서는 이른바 '개헌론자'로 불리는 의원들도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4년 중임 내지 연임 대통령제 개헌'에 이 대통령을 적용해선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는 데다, 이번 골프 회동이 알려진 이후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어 당분간 개헌 논의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李대통령, 국힘 前 원내대표들과도 6월 골프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민의힘 주호영·박덕흠 의원 등 전·현 국회부의장과 가진 골프 회동에 국민의힘 윤재옥·송언석 전 원내대표도 함께했던 사실이 17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내에서 한층 더 당혹스러워하는 기류가 읽힌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초 국민의힘 경남 4선 김태호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의 골프 회동에서 '권력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한 김 의원의 말에 '임기 단축' 언급까지 꺼내며 공감을 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진 중진 의원들이 추가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골프 회동을 함께한 주호영·김태호 의원과 골프 회동을 제안받았으나 성사되지 않은 신성범·최형두 의원의 경우 평소 개헌에 찬성하거나 개헌 관련 당 특위에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지난 6월 국민의힘 소속 국회부의장, 원내대표 출신들과의 골프 회동은 사전에 참석자들이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이 대통령과 만난다는 사실을 공유했으며, 지방선거 직후에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꽉 막힌 상황에서 이뤄졌고, 개헌 논의는 전혀 없었던 때인 만큼 상황이 다르다는 게 참석자들과 지도부 측의 설명이다.
윤재옥 전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에 "청와대의 요청에 응한 것은 여야 협치와 지역 현안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사전에 정점식 원내대표와도 상황을 공유한 후 참석을 결정했다"면서 "당시는 개헌 논의 자체가 전혀 없었던 시기로, 회동 중에 개헌의 '개'자도 언급이 없었다. 저는 여야 합의 없는 개헌 추진에 명백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도 입장문에서 "개헌 논의는 일단 시작하면 모든 국가 사회적 어젠다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밖에 없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다음 총선 이후부터 논의를 거친 뒤 차기 대통령선거 일정과 연계해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향후 개헌 논의는 이 대통령과는 무관한 개헌 논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골프 회동' 노림수 해석 분분…개헌 포섭 의혹에 정계 개편론까지
골프 회동을 지켜보는 당내 의견은 분분하게 엇갈린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연임 독재의 꿈을 버리지 않는 한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적었고,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개헌에 우호적인 의원들을 포섭해 개헌 밑그림 그리고 개헌을 연결고리로 국민의힘 내부를 분열하려는 책략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정계개편 대비 또는 2028년 총선 전 국면전환용 개각을 위해 야당과 접촉면을 확대했을 수 있다며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정치적 이해가 맞으면 선거제도 개편, 총선 연대, 신당 또는 정당 재편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의 친명·중도·실용세력 일부와 국민의힘의 개헌론자, 여기에 제3지대가 87년 체제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만나는 상황도 전혀 상상 밖의 일은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속에 후반기 국회에서는 개헌특위가 구성돼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여야 협의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 내년에 개헌 논의를 본궤도에 올려놓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299명) 3분의 2 이상인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의석 109석 가운데 9명만 이탈하면 '개헌저지선'이 무너진다.
◇ 국힘 일부 "'연임 안 한다' 선언하면 개헌 논의해야"…반대 의견도 '팽팽'
김태호 의원은 전날 "이 대통령께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준다면 여야가 진정성 있게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날도 "연임 포기가 개헌 진정성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SNS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 의원이 최근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개헌에 대한 입장을 올리자 4선 한기호 의원은 '이 대통령은 함께 골프를 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도 기억 못 한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골프 칠 때 한 (개헌) 이야기를 기억하겠느냐'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 회동에 불참한 최형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언론에서 (이 대통령이 개헌 찬성) 표를 빼내 오려고 이렇게 했다고 하는데 과도한 프레임 같다"며 "지금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넘어섰는데, 어느 야당 의원이 앞으로 갈 길이 뻔해 보이는데 거기에 동조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조건부라도 이재명 발(發) 개헌 프레임 늪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 국민들께서 어렵게 지켜주신 개헌저지선이다. 지금은 그 민심을 따를 때"라고 썼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정성국 의원은 각각 페이스북에 "개헌이 죄 많은 권력자의 '탈옥 수단'이 될 순 없다", "2024년 총선에서 108석이라는 패배 속에서도 마지막 희망을 찾았던 것은 국민들께서 개헌저지선을 지켜주셨기 때문"이라며 한 의원에 동조하는 글을 게시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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