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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공약 방향 유지하되 표현은 '연임→중임'…국민 수용성 감안한 듯
'내각제·분권형 대통령제' 선 그어…국회 논의 우선 원칙도 다시 강조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김정진 황윤기 기자 = 청와대가 14일 개헌시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언급하면서 그 배경과 향후 논의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과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원칙적 입장"이라며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가 가진 문제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에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李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총리 국회추천제 등 공약
우선 청와대가 밝힌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라는 개헌시 권력구조 개편 방향은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혀 온 개헌의 방향을 사실상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4년 연임제 개헌을 공약했으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로도 반영됐다.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점 역시 이 대통령이 당시 공약을 통해 국회의 총리 추천 권한 부여, 감사원 기능의 국회 이관 등을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대통령은 과거 '자치분권 개헌'을 주장하는 등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4년 연임제'라는 국정과제 및 공약상의 표현 대신 '중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사전적으로 연임(連任)은 '이어서 한다'는, 중임(重任)은 '거듭해서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는 핵심을 바꾼 것이 아니라 국민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 방안을 택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이 논란이 된만큼 '중임' 표현을 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분권형 대통령 중임제는 대통령 본인의 지론"이라며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본관과 대정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6일 청와대 본관과 대정원 모습. 2026.5.6 superdoo82@yna.co.kr
◇ 김태호發 '분권형 개헌' 전언 속 청와대 해명
청와대가 이날 별다른 설명없이 이 대통령의 개헌 구상을 밝힌 배경에는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발로 개헌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이 언론에 소개된 상황이 놓여있다.
김 의원은 최근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하면서 분권형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이야기했고, 이에 이 대통령이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해야 한다"며 공감을 표했다고 전날 언론에 밝혔다.
이 전언의 맥락상으로는 이 대통령이 '분권형 개헌'에 '임기 단축'까지 거론하면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는 내각제의 다른 얼굴일 수 있다"며 "개헌의 문턱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도 김 의원이 전한 '분권형 개헌' 언급을 놓고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앞서 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확장 통합 노선 등을 비판하면서 이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론'에 대해 "대통령이 정계 개편을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 권력의 힘으로 이것을 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필연적인 실패의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도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 대통령에게 쏠리던 '대세론'을 견제하고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분권형 개헌을 의제로 띄운 바 있다.
이에 불필요한 오해가 커지고 개헌 동력이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직접 설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중임제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므로 내각제는 아니며,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특정해 지칭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개헌 논의에 영향은…靑 "국회서 논의되고 추진돼야"
청와대가 직접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공개함에 따라, 6·3 지방선거에서의 개헌안 투표 무산과 조 의장의 발언 논란 등으로 위축된 개헌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다만 청와대는 어디까지나 원칙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개헌 논의는 국회에서 진행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헌은 국회 20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개헌은 합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날 청와대가 밝힌 것은 원론적 차원의 입장일 뿐이라는 신중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연임'과 '중임'의 차이를 두고 진영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던 데서 보이듯, 권력구조 개편을 두고 여야가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만한 정치 지형이 형성돼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대통령 역시 이런 사정을 고려해 비상계엄 요건 강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 여야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부분적·순차적 개헌을 하는 것이 낫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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