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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힘 의원들과 잇따라 골프 회동…4선 김태호 "대통령, 개헌에 공감"
金 "李대통령, '독재니 연임이니 한국 국민 수준에 통하겠나 언급도"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당시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정현 류미나 설승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소속 다선 의원들과 잇달아 골프 회동을 하면서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문제와 관련,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나는 개헌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회동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13일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에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경남 4선인 김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 이 자리에는 강훈식 비서실장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개헌의 필요성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문제점, 청년 주택 정책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당시 개헌 문제와 관련, "이제 87년 체제가 수명과 역할을 다했고 지금 체제로 가면 결국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등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아니라 권력이나 책임이 배분되는 형태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임기 단축' 표현까지 쓰면서 분권형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의 필요성에 적극 동감을 표시한 뒤 "이런 것(임기 단축을 통한 개헌)도 내가 먼저 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다 반대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여권의 개헌 추진에 대해 보수 야당에서 연임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독재니, 연임이니 그런 이야기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 수준에서 통하겠냐"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정족수가 있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통과가 안 되는 것이니, 그런 의도가 있다면 개헌을 못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장치가 있는데 연임, 독재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면서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임기를 1년 단축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도 4년 연임제 개헌 등은 재차 공약했다. 다만, 임기 단축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국가 최종 책임자의 임기 문제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과 김태호 의원이 개헌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던 이번 골프 회동은 조정식 국회의장의 연임 개헌 발언 논란이 있기 이전에 진행된 것이다.
김 의원은 이 골프 회동에서 지난달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대해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결국 경쟁력인데, 이 법은 마치 우리가 매일 무엇을 먹는지 식탁에서 누가 감시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으며, 청년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도 "청약이 되더라도 담보대출 비율이 낮아 현금을 가진 사람만 청약이 된다. 결국 사다리는 있지만 청년 무주택자는 올라갈 수 없는 구조가 됐다"며 현재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김 의원 등에 앞서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 즈음한 지난 6월에는 국민의힘 대구 6선 주호영·충북 4선 박덕흠 의원 등 야당의 전·현 국회부의장과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회동은 22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단 모두가 초청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우원식 전 의장 등은 골프를 치지 않아 함께 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 중진인 주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산됐던 대구·경북(TK) 지역의 통합 필요성에 대한 건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이 대통령 측에서는 여러 차례 국민의힘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제안해왔다는 게 야권 인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야당의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과 소통을 도모하는 것을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라며 "지역 현안 등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한 것에 대해 "당내에서 오해의 시선도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우리 당의 대표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야당 중진으로서 국정 최고 책임자와 일종의 '야당 외교'를 한 것이고, 국민의 뜻을 어떤 형태로든 전달하려는 노력과 그런 비공식 채널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라운딩 중 단둘이 걸으며 국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기회가 있었고, 이 대통령도 '도움 되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며 "솔직 담백하게 서로 이야기 나누며 이 대통령이 소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회가 되면 또 만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yjkim84@yna.co.kr,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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