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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40도 넘긴 대구…폭염이 '대프리카' 도시 일상을 바꿨다

입력 2026-08-03 15: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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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선 10분도 못 버틴다"…거리는 비고 백화점·카페는 피서객으로 북적


얼음공장 쉴 틈 없이 풀가동…시민들 폭염과 사투




일상이 된 폭염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대구의 낮 최고기온인 40도를 웃돈 3일 오후 시내의 한 바닥분수에서 어린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8.3
mtkht@yna.co.kr


(대구·경산·구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올해 중 가장 더운 날입니다. 10분만 걸어도 어지럽습니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3일 대구와 경북은 기록적인 더위 속에 도심 풍경마저 완전히 바뀌었다.


대구 북구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는 40.9도가 관측될 정도의 극한 폭염이 이어지자 야외는 한산해지고 백화점과 카페, 물놀이시설 등 실내는 피서객들로 붐볐다. 얼음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기록적인 폭염 앞에서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을 견디고 있었다.


오전 10시께 수성구청 앞 달구벌대로.


미처 식지 않은 전날의 열기에 더해 아침 태양까지 달군 왕복 10차선 도로 위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졌다.


인근을 지나던 출근길 40대 자영업자는 "집을 나서자마자 푹푹 쪘는데 물줄기가 그나마 열기를 식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열섬현상 저감 등을 위해 지하철에서 유출돼 버려지는 지하수를 이용한 클린로드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약 2m 간격으로 중앙선을 따라 설치된 출수구에서 하루 네 차례 물이 뿜어지며 도심 열기를 달랜다.


"손님이 평소보다 70%까지 줄었다. 더워도 너무 덥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40대 상인은 최근의 폭염에 넌더리부터 냈다. 그늘막이 없는 길에서 물건을 펼친 그는 머리와 목에는 얼음팩을, 손에는 휴대용 선풍기와 냉커피를 쥐고도 더위를 버거워했다.




한산한 서문시장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일 휴가철에 폭염까지 덥치며 대구 서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2026.8.3
mtkht@yna.co.kr


이날부터 상가지구별로 휴가에 들어간 서문시장은 찾는 발길이 많지는 않았다.


한 침구류 상인은 "그나마 냉방시설이 된 실내 상가는 사람들이 찾지만, 실외는 사람 구경이 어렵다"며 "시장도 일반 직장도 휴가철이라 오늘따라 사람이 더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았지만, 실외 활동을 하는 이는 보기 힘들었다.


정오께 찾은 달서구의 테마파크에는 놀이기구들이 대부분 빈 좌석으로 움직였다.


친구와 휴가를 맞아 이곳을 찾은 직장인 김동녕(22) 씨는 "진짜 너무 덥다. 체감상으로는 올해 중에 가장 더운 날인 것 같다"며 "놀이기구를 타도 덥다"고 했다.


연신 땀을 닦던 그는 바닥분수에 손을 넣어 더위를 식히다 인근 카페로 발길을 옮겼다.




'도심 식히는 물줄기'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30일 대구 달구벌대로에 설치된 클린 로드 시스템에서 도로 열기를 식히는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클린 로드는 지하철에서 유출돼 버려지는 깨끗한 지하수를 활용한다. 2026.7.30 mtkht@yna.co.kr


한산한 야외와 달리 실내 쇼핑 시설 등은 붐볐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정오가 되기 전 3천석 규모의 주차장이 가득 찼다. 대구점 관계자는 "날이 더워지고 휴가철이 시작되며 평일임에도 방문객이 주말 수준 이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실내 키즈파크에도 개장 전부터 입장객들이 줄지어 기다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폐장 때까지 많은 발길이 이어진다"고 했다.


휴가철이지만 폭염에 더 쉴 틈 없어진 곳도 있다.


대구 북구의 한 얼음 공장.


하루 약 30t의 얼음을 생산하는 이곳에서는 분주한 생산시설 아래 저장고의 대부분은 비어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지금 하루 평소보다 20% 더 생산하고 있다"며 "워낙 수요가 많아서 설비를 최대한 가동해 생산 중이며 생산하자마자 출고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가 더 덥다 보니 하루 생산량이 작년보다 20% 더 늘었다"면서 "최근 5년간 여름철 얼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분주한 얼음공장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일 대구 북구 한 얼음공장에서 관계자가 출고될 얼음을 점검하고 있다. 2026.8.3
mtkht@yna.co.kr


폭염이 이어지는 경북의 표정도 대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산에 사는 60대 류모 씨는 "아침에 운동 삼아 남천 둔치를 나갔다가 10여분 만에 들어왔다"며 "땀도 땀이지만 폭염에 머리가 어지러워서 혼났다"고 말했다.


구미의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점심 먹으러 나가며 밖에서 5분 걷는데도 땀으로 흠뻑 젖었다"며 "거리를 걷는 사람을 보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9곳의 도심 물놀이장이 있는 구미에서는 최근 하루 약 3천여명이 찾아와 더위를 식히고 있다.


고령의 농업인이 많은 칠곡에서는 논밭에서 사람을 보기가 힘들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된 만큼 관내 농업인들에게 낮에는 농사일을 멈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더위에도 밭일을 나가시던 분들도 올해는 워낙 폭염이다 보니 다들 알아서 안 나가시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는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됐다. 대구는 오후 1시 56분께 최고기온이 1942년 8월 1일 이후 처음으로 40도를 넘어선 40.9도(대구북구·AWS 기준)를 기록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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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3 16: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