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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만든 '요주의 조선인' 명부 기반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강점기 항일비밀결사운동을 펼친 전남·전북 지역의 독립유공자 26명을 새롭게 발굴해 국가보훈부에 포상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이뤄진 포상 신청 대상자는 일제강점기 말 일본 유학 중 항일비밀결사를 조직한 안용갑(安鏞甲)과 신규식(申奎植) 등이다.
1941년 도쿄 주오대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안용갑은 김규엽(金圭燁) 등과 함께 지하학생조직을 만들고 조국 독립 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유학 중 학비를 벌기 위해 요코하마의 목장에서 일하던 신규식은 1940년 김용규(金容珪) 등과 함께 일제가 '요코하마그룹'이라 부른 비밀결사를 조직해 민족의식을 계몽했다.
안용갑은 1943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전주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신규식은 같은 해 12월 요코하마지방재판소에서 징역 2년을 받고 옥고를 치렀다.
전북의 공립국민학교에서 촉탁교원으로 근무하며 조선 독립을 의논하고 학생들에게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르친 장기룡(張基龍)과 황병수(黃炳洙)도 이번 포상 신청자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1940년부터 1941년까지 몰래 만나 '일본과 소련의 전쟁이 곧 개시할 것이다. 중일전쟁으로 상당히 약해진 일본은 패전할 것이니, 그때가 조선 독립의 호기다' 등 대화를 나눴다.
또 '일본이 내선일체를 강조하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며 우리는 조선인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훌륭한 조선인이 될 것을 훈시했다.
이들은 1943년 1월 치안유지법 위반 등으로 전주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을 받고 복역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소는 이번 발굴 작업이 일제가 제작한 일종의 블랙리스트인 '조선인요시찰인약명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1945년 제작된 이 명단에는 민족주의자·사회주의자·노동운동가 등 항일 행적이 뚜렷한 인물들의 신상 정보와 함께 당시 주소와 직업, 시찰 기록 등이 남아있다. 특히 명단 속 인물들에 대해 '민족의식이 농후해 조선독립을 몽상하고 비밀결사를 조직해 실천운동에 나설 우려가 있다', '민족·공산주의 사상을 품고 불온·과격한 언동을 하며 타인을 사주·선동할 우려가 있다'고 적었다.
연구소는 2023년 약명부를 번역해 발간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인물들의 생애 전반에 대한 검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신규 포상을 신청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전남 지역 약명부에 실린 독립운동가 37명에 대한 포상을 신청한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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