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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전 대사 제주포럼 참석…"한국, 중동전쟁 이후 기여 방안 찾아야"
서욱 "한미동맹 기반 집단방어 주력하면서 집단안보도 활용해야"

(서귀포=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24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한 로버트 힐 전 호주 국방장관(왼쪽부터),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대사, 서욱 전 국방장관, 기타무라 시게루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2026.6.24
(서귀포=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24일 "미국이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들이 국익을 이유로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나중에 미국이 해당 국가와 관련해 국익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놀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오후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한 동맹국 협조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미국의 중동 정책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미국을 지원할지 여부는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위한 군함 파견 등을 요구한 상황에서 동맹국이 미국을 돕지 않을 경우 향후 미국도 동맹국의 필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해리스 전 대사는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집중적인 교전이 끝난 '포스트 키네틱(post-kinetic)' 국면에서 한국이 기여할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우크라이나와 이란 사례에서 '핵무기는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추구는 결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외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하기를 희망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에 밝혔듯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시 북한 문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해리스 전 대사가 참석한 제주포럼 세션의 주제는 '집단방위인가 집단안보인가: 동아시아의 새로운 안보 질서를 향해'였다.
이 세션에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동아시아 평화 안정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집단방어'와 '집단안보'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두 체계를 균형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전 장관에 따르면 집단방어는 동맹을 기반으로 억지력을 제공하지만, 군비 경쟁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안보 딜레마와 블록화를 초래하고, 집단안보는 국제질서 하에 정당성을 갖지만, 강대국 간 이해충돌 등으로 인해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는 "집단방어와 집단안보 모두 불완전하기 때문에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동아시아의 중요한 행위자로서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이라는 집단방어에 중점을 두되 집단안보를 상호보완적으로 적절하게 활용하는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동아시아 안보 질서가 불안정해진 이유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해양 영유권·관할권 분쟁, 미·중 전략경쟁 심화, 국제 안보 환경 불확실성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기타무라 시게루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크링크(CRINK·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국가 간 협력을 경계했다.
그는 "이들은 공식 동맹이 아니지만 군사 협력, 기술 이전, 제재 회피 네트워크 등을 통해 실질적인 전략적 연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질서의 규범적 기반에 대한 직접적 도전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는 패러다임 위에서 번영을 이뤘지만, 전제는 바뀌었다"며 "오늘날 일본에 요구되는 것은 경제 안보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는 전략 국가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힘없는 이상은 공허하지만, 이상 없는 힘도 지속될 수 없다"며 "지정학 시대에 이 두 요소를 결합하는 실용적 지혜가 일본을 지속 가능한 전략 국가로 만들고 인도·태평양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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