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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창] 알바니아 한인 2세 "모국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어요"

입력 2026-06-23 09: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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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동포 모국 초청 연수 참가 독립운동가 후손 유석주 군


한국어·알바니아어·영어 능통…"한국에 정착해 조국에 기여하고 싶어"




알바니아 한인 2세 유석주 군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알바니아 한인 2세인 유석주(17) 군. 2026. 6. 22.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한국이라는 나라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재외동포청이 주최하고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주관하는 '2026 차세대동포 모국 초청 연수'에 참가한 독립운동가 후손이자 알바니아 한인 2세인 유석주(17) 군은 지난 22일 연합뉴스와 만나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기 부천시에서 2008년 12월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3년을 보낸 뒤 2013년 가족과 함께 알바니아에 정착했다.


아버지가 선교사 겸 목사로, 기독교 복음 전파를 위해 알바니아에 파견된 것이 이주의 계기였다.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렸던 탓에 그에게 모국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지만 그는 현지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잊지 않고 자랐다.


현지인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며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알바니아어를 익힌 그는 이후 국제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들으며 영어 실력도 키웠다. 집에서는 부모의 권유로 늘 한국어를 사용했고, 방과 후에는 한글학교를 꾸준히 다녔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다양한 언어 환경을 거친 덕분에 그는 현재 한국어와 알바니아어, 영어 등 3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스페인어로도 소통이 가능할 정도다.


유 군은 "알바니아에는 약 100명의 한국인이 거주하는데, 내가 현지인 학교에 다닌 첫 한국인이자 알바니아어를 가장 잘하는 한국인일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뛰어난 언어 능력을 바탕으로 알바니아를 찾는 한국인들을 위해 통역 봉사를 하거나, 학교에서 친구들 간의 의사소통을 돕는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통역이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를 익힌 것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한글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수 참가 친구들과 포즈 취한 유석주 군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제1차 차세대동포 모국 초청 연수'에 참가한 친구들과 포즈 취한 유석주(왼쪽서 2번째)군. 2026. 6. 23. phyeonsoo@yna.co.kr


그가 이토록 완벽하게 한국어를 익히고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다른 가족사가 있다.


유 군의 증조부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로 활동했고, 외조부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다. 유 군은 "훌륭한 두 분을 본받아 조국을 빛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평소 한국사 만화책을 반복해 읽으며 역사 지식을 쌓았다는 그는 "최근 한 국내 기관이 주최한 '한국 역사 골든벨 대회'에서 지역 우승을 차지해 5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며 자랑했다.


이번 모국 연수 참가 역시 조국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망에서 비롯됐다. 이번이 네 번째 모국 방문이라는 유 군은 "아무리 한국어를 잘하고 역사를 책으로 배웠어도 경복궁 같은 문화유산을 눈으로 직접 보며 한국을 피부로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서 온 또래 동포 친구들과의 만남도 이번 연수의 중요한 의미"라며 "해외에 사는 한국인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공유하고, 알바니아의 문화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 군은 자신이 자란 알바니아의 생생한 현지 사정과 한국에 대한 인식도 전했다. 알바니아는 대한민국의 4분의 1 크기이며, 인구 약 282만 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천 달러 안팎인 작은 나라다.


그는 "수도 티라나를 제외한 외곽 지역에는 버스 등 대중교통이 없어 이동할 때 차량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고, 기차나 지하철은 아예 없다"며 "아직 한국 대사관이 없어 인접한 그리스 대사관에서 영사 업무를 대행하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2026 제1차 차세대동포 모국 초청 연수' 개막식

(서울=연합뉴스) = 22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6 제1차 차세대동포 모국 초청 연수'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양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재외동포협력센터 제공]


현지 분위기에 대해 그는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이 있으며, 특히 시골 지역에서 심하다"면서도 "다만 최근 들어 다소 완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한류가 대중적으로 퍼지지 않아 방탄소년단(BTS)은 몰라도,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여서 손흥민 선수의 인지는 꽤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한국이 알바니아의 형제 나라인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승인한 덕분에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국 연수를 마친 뒤의 계획에 대해 그는 "알바니아로 돌아가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전하고 싶다"며 "알바니아 한인회에서 봉사도 하고 재외동포 관련 활동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한국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뿌리와 연결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현재 10학년(고교 1학년)인 그는 "재외국민 특례 입학 제도를 통해 고려대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며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한국에 정착해 조국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군은 끝으로 "소중한 기회를 준 재외동포청과 재외동포협력센터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연수는 뿌리를 찾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을 맺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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