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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 요청에 무답, 수기작업 오래 걸려"…'날림 글씨'에 담긴 급박한 현장
국힘 주진우, 압색 대상 439곳 투표록 확보…"선관위 책임 철저 규명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투표용지가 소진된 후 지침을 달라 요청했으나 답변받지 못했고 전화 다시 준다고 했으나 연락이 없음'(6월3일 15시52분)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 50매 배달함. ×2 (∴100매 수령)'(17시59분)
'수기 기재 용지 오류 다수 발견. 투표관리관 도장 누락돼 교부된 사실 몇분간 지속된 이후 알아차림'(18시17분)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소속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의 투표록에는 당시 현장에서 극심한 혼란이 그대로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상황이 가장 먼저 알려진 핵심 지점이다.
주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 대상 선관위 투표록 일체를 확보했다.
서울 광진·강남·동작·송파·서초구 투표소 439곳이 대상이다. 그중 당일 혼란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송파구의 경우 송파구의 경우, 현재 올림픽공원 봉쇄 시위로 확보 불가한 투표록을 제외하고 모두 52곳의 투표록을 제출했다.

[주진우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투표용지 부족에 투표소마다 아우성…기록 수준 천차만별
잠실2동 제6투표소를 시작으로 투표 연장은 물론 대기표 배부, 현장검증까지 진행된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장시간 대기와 투표용지 추가 수송이 이뤄진 잠실4동 일부 투표소 등의 투표록에는 투표관리인들과 유권자들의 아우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오후 2시53분 용지가 238매만 남자 추가 교부를 요청했지만, 답변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사이 오후 4시35분 투표용지가 전량 소진돼 투표가 중단된 사실이 기재돼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투표록은 정자체로 기록됐으나 투표용지가 추가로 배달된 오후 6시께부터는 날림 글씨로 두서없이 추가 기록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특히 추가 교부 투표지에서 수기 기재 오류가 발견되고 도장이 누락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서 기록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잠실7동 제2투표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후 3시30분 투표용지가 220매밖에 남지 않은 사실을 인지하고 3시45분께 200매를 추가로 요청, 4시 46분께 투표를 일시 중단한 후 대기 중인 유권자들에게 대기표를 발급하고 안내했다고 기록했다. 이 투표소도 추가 투표용지를 수령하기 시작한 5시 39분부터 투표용지를 수령해 일련번호를 수기로 입력했다고 적혀 있다.
특히 잠실 우성아파트 등에 여러 차례 투표 안내 방송을 어떤 내용으로 몇 차례 했는지도 급박하게 적혀 있다. 대기표를 받고도 오후 8시 35분까지 오지 않은 인원은 '17명'으로 기록돼 있는데, 덮어쓴 흔적이 당시 혼란상을 보여준다.
투표소별로 투표록 기록 수준이 천차만별인 점도 눈에 띈다.
잠실4동 제2투표소는 관련 기록이 없다가 갑자기 오후 5시45분 '제5투표소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별 각 200매 전달'이라고 기재했다. 용지를 전달받았다는 제5투표소 투표록에는 오후 4시8분에 '용지부족으로 선거중단', '교부용지 총 1천900매'라고만 기록됐다. 전달된 용지 매수가 서로 일치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5투표소는 또 '인수인계서2, 3차 교부용지는 인계서 누락됨-미수령'이라고 기재했다.
잠실4동 제6투표소는 오후 5시15분께 '선관위에서 100매 추가로 갖다줌', 5시30분께 '일부 용지 부족. 일련번호 없음'이라고 기록한 것을 끝으로 후속 설명이 없었다.
잠실4동 제7투표소는 오후 2시40분, 오후 4시46분 등 여러 차례 투표가 멈췄으나 '잠시' 투표가 중단됐다고 기록했다.
추가 투표용지 교부와 관련해서는 '선관위로부터 300매 받았음. 100매씩 3번'이라고 갈겨쓴 뒤 '300매' 위에 엑스(X)자로 쓰고 400매로, '타 투표소에서 200매 교부받음. 100매씩 2번'이라고 기록한 뒤 '200매' 위에 한 줄을 긋고 100매로 수정했다.
가락2동 제3투표소의 경우 '제2투표소에서 400매 빌림', '선관위 50매, 가락2동 제3투표소 400매 수령', '기다리던 선거인에게 전화 안내', '수기작업 너무 오래 걸려', '50매도 순식간에 사라졌고', '일련번호 이어지지 않고 모두 제각각' 등의 기록이 줄도 맞춰지지 않은 채로 어지럽게 기록됐다.

[주진우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강남·광진에서도 투표용지 긴급공수·투표 포기자 속출
송파구 투표소들에서 가장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지만 강남구 청담동과 광진구 구의3동 등에서도 투표용지 긴급공수와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이 속출했다.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투표록에는 선관위에서 추가로 400매를 전달받았는데 일련번호가 없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특히 '수차례 전화했으나 100매, 100매, 200매로 3번에 걸쳐 배달돼 오후 3시30분과 4시30분 두 차례 (투표가) 멈춤'이라며 불통 상황을 답답한 듯 적기도 했다.
광진구 구의3동 제3투표소는 제6투표소 용지 부족에 200매씩 이관했다고 기록했고, 이를 받은 제6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해 대기해야 한다고 (유권자에) 안내하니 시간 없다며 포기하고 감', '민원 제기됨' 등의 상황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여러 투표록에서 '용지 빌리러 출발', '투표 중단에 항의하는 민원인 소란 심해' 같은 상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 의원은 "투표록에 무번호 투표용지, 도장 누락, 수기 오류 등 현장 혼란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국민 참정권이 침해된 만큼 선관위의 부실 관리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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