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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침해' 사태로 선관위 무능 노출…견제 무작동해온 현 체제 수술대에
여야, 역량 제고·감사 강화 추진…개헌도 공감하나 방향은 '이견'

(과천=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7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구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보수 성향 단체는 중앙선관위 앞에서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026.6.7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김정진 권희원 오규진 이율립 기자 =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면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국회 차원에서 대수술하기 위한 여야의 채비가 본격화하고 있다.
여야가 선관위의 업무 역량 제고, 선관위에 대한 감시 강화 등 두 가지 방향성을 갖고 구체적인 제도 개혁 검토에 들어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 해체 수준의 전면적인 개혁을 위해선 법률 개정을 넘어 개헌이 필요하단 목소리까지 포함해 백가쟁명식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어 여야의 논의가 어느 수준으로 수렴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박 3일 봉쇄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대한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5일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2026.6.5 cityboy@yna.co.kr
◇ 60여년 만에 수술대 오른 선관위…역량 제고·감사 강화에 '방점
현 선관위 체제는 3·15 부정선거로 1963년 탄생했다. 내무부 소속 선거위원회에서 5차 개헌을 통해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으로 거듭난 것이다.
그러나 견제와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그동안 방치되면서 핵심 업무 수행에도 문제가 생길 정도로 무능력해졌고, 그 결과 이른바 '소쿠리 투표' 사태에 이어 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참정권 침해 사태까지 발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여야의 제도 개선 초점은 일차적으로는 이번 사태로 드러난 선관위의 '무능력'을 개선하는 데 맞춰져 있다.
특히 선거 당일 오전부터 이미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했지만, 상급 위원회의 지휘 부재와 보고체계 미흡 등이 겹치며 참사를 막지 못한 점이 드러나면서 선관위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일단 중앙선관위의 상임위원 수를 늘려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행 제도상 1명인 상임위원을 더 늘리자는 아이디어다. 대법관이 겸임하는 중앙선관위원장 역시 상임으로 둬야 한단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법률가 출신인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가인권위원회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이 있다"며 "그런 형태로 해서 실질적으로 위원회가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은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7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선관위원장을 현행 대법관 겸직 '비상임직'에서 상임·책임직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선 선관위 직원들의 인사 및 교육·훈련 체계를 보완·강화하기 위한 법령 개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선관위에 대한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선관위만 감사하는 기구를 만들든지, 선관위 산하이면서 완전히 독립된 운영체계를 가지는 감사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있다"며 "이번 선관위 개혁의 핵심은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법안도 발의했다.
유용원 의원은 중앙선관위에 감사관을 두고 매년 감사보고서를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동훈 의원 역시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선관위를 비상설화하고 행정안전부 산하로 옮겨 관리·감독을 받도록 해야 한단 주장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이 여야 의원 만장 일치로 통과되고 있다. 2026.6.11 hkmpooh@yna.co.kr
◇ 개헌 방향 놓고 이견…당내 TF 띄우며 주도권 경쟁
전면적인 선관위 개혁의 관건은 개헌이다.
선관위가 헌법에 그 구성과 기능 등이 명시돼있는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헌법이 선관위원을 9명(대통령 3명 임명·국회 3명 선출·대법원장 3명 지명)으로 규정하고 선관위원에 대한 파면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관위원 정수를 조정하거나 책임성 강화를 위해 기존보다 파면 사유를 확대하려면 개헌이 동반돼야 한다.
아울러 감사 기능 강화를 위해서도 개헌이 필요할 수 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중앙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는 대통령 등의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선관위를 독립적 헌법기관으로 규정한 헌법 개정권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결정했단 점에서다.
이 때문에 보다 전면적인 견제를 위해선 헌법 조문에 선관위 감사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여야 모두 개헌에 대해 열린 입장이지만, 각론에선 이견이 감지된다.
민주당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한 헌법 정신을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확실한 개혁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단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선관위 해체에 방점을 둔 개헌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관위를 비상설화할 경우 (무능력 문제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개혁을 위한 권한 재설정과 조직 개편 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선관위) 해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견해"라며 "결국 개헌과 함께 맞물려 논의될 필요가 있는 이슈"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각 당에 선관위 개혁 기구를 가동하며 주도권 경쟁에도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송기헌 위원장)'를 발족했다. 오는 16일 2차 회의를 통해 개혁안 얼개를 논의하고 17일에는 관련 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역시 현행법 보완 작업을 위한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TF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 맡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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