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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16곳 중 與 12곳 승리…민주, 입법·행정·지방권력 장악
국힘에 '내란청산' 심판론 작동했지만…정권 견제심리도 확인
민주 차기 전대서 친명 vs 친청 계파 대결 예상…여야 모두 권력지형 재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권력의 수적 우위를 만들어내며 승리했지만 서울 등 주요 승부처를 국민의힘에 내주는 등 큰 실점도 있었다.
이는 민심이 절묘하게 균형점을 찾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어느 한쪽에도 100%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적정선에서 상호 견제가 작동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실시된 전국 16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대구·경북·경남을 뺀 12곳을 석권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4곳을 수성하는 데 그쳤다.
2022년 지선에선 광역단체장 기준으로 민주당이 5곳, 국민의힘이 12곳에서 승리했는데, 4년 만에 지방권력 지형을 사실상 정반대로 되돌린 것이다.
출범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중동전쟁 등 대내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보조를 잘 맞출 지방권력을 선출해줬다는 해석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난 2024년 총선 압승과 지난해 조기 대선 승리로 확보한 입법·행정·권력에 이어 풀뿌리 지방 권력에서까지 국민의힘을 압도하게 됐다.

(과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나서며 선관위 앞 지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항의 집회 현장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6.6.4 ondol@yna.co.kr
민심은 국정 안정화뿐 아니라 정부·여당이 지난 1년간 추진해온 검찰·사법·언론개혁 등 이른바 '개혁입법' 드라이브에도 어느 정도 동의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정부 출범 후 지속적인 코스피 상승에 더해 선거일 직전 '코스피 9,000 시대'를 가시권에 두는 등 주식시장 활황도 표심을 정부 여당에 우호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결과도 맞닥뜨렸다.
당장 민심의 바로미터로서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을 국민의힘에 내준 점은 여당으로선 뼈아픈 패배다.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각각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 무소속 한동훈(국민의힘 전 대표) 후보 등에 고배를 마셨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던 서울이 민주당에 넘어가지 않은 건 행정부와 절대 다수의 의회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을 견제할 수단을 국민의힘에 허용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선 이후 민주당은 각종 개혁 입법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국민의힘 등 야당과의 협치를 고려하라는 주문으로도 여겨진다.
특히 보수진영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나란히 중앙 정치 무대에 생환한 것은 보수 진영의 건강한 재편을 바라는 여론이 상당하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6.4 scoop@yna.co.kr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여론을 고려해 정부·여당은 좀 더 낮은 자세로 집권 2년차 민생·개혁 입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나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 문제 등을 놓고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원 구성 협상에서도 당초 당 일각에서 거론됐던 '상임위원회 독식'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국민의힘과의 협치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민주당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중동 위기 극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민생 경제 입법이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민생을 위해서라면 야당과 협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선거 이후 여야의 역학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민주당은 오는 8월 말∼9월 초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비당권파와 친청(친정청래)계·당권파 간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차기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어 계파 간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
보수 진영에서는 부산 북갑 재보선 결과가 향후 여의도 정치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지만 당에서 제명된 한동훈 당선인이 부산 북갑 재보선을 승리하며 여의도로 돌아오는 만큼, 향후 보수 진영 재편 과정은 물론 대여 투쟁 국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며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패배를 놓고 내부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체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두고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총사퇴 요구가 나오거나 당의 쇄신 방향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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