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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참석…"주한 대사 출신, 제2고향 돌아온 듯"
"한국 기술·자본 + 튀니지 입지·인력…강력한 시너지 창출"

[튀니지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모하메드 알리 나프티 튀니지 외교장관이 1일 자신이 대사로 근무했던 서울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제2의 고향' 방문에 비유하며 한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주한 튀니지 대사를 지낸 나프티 장관은 연합뉴스와 사전 서면 인터뷰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것은 공식 방문이라기보다는 제2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라고 한국을 다시 찾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5년 동안(2012∼2017) 주한 대사로 재임하며 한국 국민의 놀라운 역동성과 회복력, 목표 의식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며 "그 기간 '한강의 기적'에 대한 저의 깊은 존경심이 더욱 깊어졌고 한국의 발전 모델이 특히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에 영감을 주고 협력하는 데 독보적으로 적합하다는 믿음이 확고해졌다"고 전했다.
나프티 장관은 미-이란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심화한 상황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 강화 필요성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의 무기화와 자원 민족주의가 심화함에 따라 아프리카는 한국에 있어 글로벌 무역 장벽을 우회하고, 소수의 주요 공급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기술 주권에 필수적인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적인 해상 초크포인트(chokepoints)의 지속적인 교란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물류 가치도 급격히 높아졌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불안과 복합적인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가 더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경제와 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제라는 근본적인 현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EPA/튀니지대통령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나프티 장관은 다만 아프리카가 단순히 자원 채굴 산업이나 일반적인 원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이 아프리카 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협력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이 단순히 핵심 광물만을 채굴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 공장 건설 지원과 지역 물류 인프라 개선, 지속 가능한 합작 투자와 제조업 투자 공동 개발을 통해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나프티 장관은 한국보다 앞서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강점을 '개발의 소프트웨어'로 꼽았다. 단순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제도적 역량 강화, 디지털 거버넌스 구조, 교육 모델 등에서 탁월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장점은 한국의 비(非)지정학적 접근 방식에 의해 한층 더 강화된다면서 "식민주의 유산이나 패권적 주장이 없는 한국이 자원 지배보다는 공동 번영에만 전적으로 초점을 맞춘, 진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아프리카 전역에서 널리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프티 장관은 이날 한국 정부가 개최하는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와 관련해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포괄적인 정치적 선언을 실질적이고 다분야에 걸친 프로젝트로 전환하고, 지속 가능한 상생 파트너십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찾는 중요한 계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의가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교육과 과학 협력, 민간 부문 투자, 상호 교역 확대 등 핵심적인 파트너십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프티 장관은 한국 기업의 튀니지 진출과 관련해 "튀니지를 단순히 1천200만명 소비자 시장으로 볼 것이 아니라 대륙을 아우르는 고도로 통합된 경제 연결점으로 인식해 달라"고 주문했다.

[제작 양진규]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튀니지에서 제조된 상품은 4억5천만명 이상의 유럽 소비자가 있는 시장에 관세 없이 진출할 수 있으며 동시에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와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회원국으로서 13억명의 인구를 가진 급성장하는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프티 장관은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투자 자본을 튀니지의 전략적 입지, 숙련된 인력, 유리한 시장 접근성과 결합함으로써 우리는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아프리카와 아랍 세계 전역에 걸쳐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양자 및 3자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호소했다.
그는 튀니지로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한국이 보유한 독보적인 전문성을 활용한 지식 집약적 산업과 기술 이전, 보건 안보와 생명공학 분야 강화, 기후 변화에 강한 인프라와 스마트 농업 투자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프티 장관은 "튀니지에서 한국의 주요 프로젝트들은 이미 우수한 기술력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전자 조달, 디지털 공공행정, 토지관리 시스템, 농업용 AI 드론, 로봇 수술 등을 아우르는 이니셔티브는 체계적인 3자 협력을 통해 최적화돼 아프리카 전역으로 공동 수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 공급망에 깊이 통합된 튀니지의 자동차 산업이 한국 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자국에서 차량용 전장부품인 와이어링하네스 공장 5곳을 운영하는 유라코퍼레이션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은 2007년 아시아 기업으로는 최초로 튀니지에 직접 투자해 공장을 설립했으며, 자동차 부품을 슬로바키아 기아자동차 공장 및 체코 현대자동차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그는 "튀니지와 같은 아프리카 고성장 시장에 한국 기업의 역동성을 접목함으로써 민간 부문은 미개척 소비자 시장을 개척하고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며 현지화된 제조 허브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전통적인 무역 관계를 넘어 공동 생산과 합작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거듭 권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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