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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소행에 무게둔 정부, '스모킹건' 확보 주력하며 신중 대응

입력 2026-05-14 14: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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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시인 없는 가운데 현지에 분석팀 파견…미국 측 정보도 분석


잔해 반출 UAE와 협의…정밀조사해도 공격주체 특정 쉽지 않을 가능성




두바이로 예인된 나무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김지헌 민선희 기자 =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한국 선박 피격이 이란 측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공격 주체를 예단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정부는 이란 측이 공격을 시인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든 만큼 상대가 반박하지 못할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을 확보하는 데 일단 주력하고 있으며 확인이 끝나는 대로 공격 주체를 상대로 외교 항의 등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이란 이외에 다른 어떤 주체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아직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이란이 공격 주체일 가능성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정부가 미상 비행체가 나무호를 타격했다는 초기 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그간 정부는 정황상 이란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자세한 조사와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공격 주체를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에너지와 원자재를 계속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을 섣불리 지목할 경우 양국 관계가 긴장되고 아직 해협 안에 갇힌 26척의 한국 선박이 더 위험해질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대응으로 평가됐다.


그랬던 정부가 이날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유가 주목된다.


그간 국내 일각에서는 이란일 가능성이 큰데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정부가 조사 과정에서 더 확실한 근거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고위당국자는 조사 결과 이란이 공격 주체로 밝혀진다는 전제로 "조금 더 조사해서 증거를 제시하면 어떤 형태로든지 이란 측의 적절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란은 나무호 피격에 자국군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외교부 청사 떠나는 주한이란대사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2026년 5월 10일 외교부에서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를 들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나무호에서 확보한 비행체 잔해를 자세히 조사하면 공격 주체 등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행체 잔해는 나무호가 정박한 두바이에 있는 총영사관에서 아부다비에 있는 주아랍에미리트(UAE)대사관으로 옮겨 보관하고 있다.


정부는 잔해 반출 문제를 UAE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국내로 신속하게 가져와 정밀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현장 조사도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 및 다른 기관 소속 전문가 10여 명으로 구성된 기술분석팀이 전날 밤 두바이로 출발했으며 현장 정밀 조사와 각종 증거자료 분석, 유관국 협력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정부가 이번 조사를 협력할 상대국으로는 미국이 꼽힌다.


나무호가 피격된 지난 4일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갇힌 각국 선박을 안전한 지역으로 유도하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 작전을 개시한 날이었다.


당시 역내에 배치된 함정 등의 미군 자산이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의 궤적 등 관련 정보를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군은 이란 등 역내 세력의 드론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상대해온 경험이 있어 잔해 분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위당국자는 "미국 측과 처음부터 잘 소통하고 있고,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된, 미국이 가진 정보를 입수해서 함께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공격 주체를 특정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란으로 좁혀진다고 해도 정규군과 이란혁명수비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동 곳곳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는 반군과 민병대 등 무장 조직이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나무호는 이번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당한 각국 선박 중 33번째였는데 그간 사례를 보면 공격 주체가 그 사실을 시인하거나 공격 주체가 특정된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이에 자국 선박이 공격당한 일부 국가도 한국 정부처럼 이란 등 특정 세력을 지목하지 않고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 행위 자체를 규탄했다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고위당국자는 다만 "확인이 다 되면 공격 주체에 대한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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