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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시쳇말로' 할 때 그 말은 어떤 말일까?

입력 2026-04-30 0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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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을 생각 없이 써왔다. '흔한 말로' '알기 쉽게 막 하는 말로' '누구나 아는 말로' 정도의 느낌으로 말이다. 사전을 보니 시쳇말의 시체는 때 시(時)와 몸 체(體)가 이룬 낱말이다. 주로 '시쳇말로' 꼴로 쓰여 그 시대에 유행하는 말(이하 유행어)을 뜻한다. '시쳇말로' 하고서 다음을 잇는 말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봤던 것은 흔한 말이나 알기 쉽게 막 하는 말이나 누구나 아는 말이나 대체로 유행어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시쳇말과 유행어. 그 둘처럼 비슷한말로 묶이는 단어 세계도 다른 국어 분야만큼이나 들여다볼 구석이 제법 있다. 무엇보다 유의어(類義語. 비슷한말)가 의사소통의 단조로움을 피하는 데 유용한 점은 각별하다. 비슷한말 여럿을 적절히 바꿔 쓰면, 단순하고 변화가 없어 새로운 느낌이 없는 현상을 줄이는 데 쓸모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말 표현 사전』(조항범)이 같거나 비슷한 의미를 지닌 단어들로 분류한 몇몇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건 증명된다.






이 책에 따르면 (가)가 (나)를 대신한다고 할 때 꼭 대신한다만 반복해서 쓸 일이 아니다. 갈음한다는 유의어가 있어서다. 교통비는 거마비라 해도 시대착오적이지 않고, 간병은 병시중이나 병구완과 다를 게 없다. 재작년은 지지난해이자 전전년이며 그러께이다. 기우(杞憂.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함. 또는 그 걱정)를 헛걱정이라 쓰면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군걱정은 또 어떤가. 아울러 구배(勾配)는 어렵지만 기울기는 쉽고, 물매는 외워둘 만한 유사어 아닐까.


며칠 전 국무회의에서 미군이 가진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회수"라는 표현을 썼다. 회수(回收)는 전작권 문제와 관련해 쓰지 않던 단어다. 회의에서 안 장관은 "전시작전권 회수도 앞당길 수 있는 유·무형의 정신적 자산, 전략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보도됐다. 그동안에는 환수(還收)를 주로 썼다. 회수와 한 글자도 다르지 않게 뜻풀이가 되어 있는 말. 표준국어대사전은 둘을 똑같이 정의한다. "도로 거두어들임."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조항범, 『우리말 표현 사전』, 태학사, 2024 (성남시 전자도서관, 제공처 YES24)


2. 연합뉴스 기사, 李대통령 "왜 자꾸 외국군 없으면 자체방위 어렵단 불안감 갖나" (송고 2026-04-28 11:02) - https://www.yna.co.kr/view/AKR20260428072100001


3.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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