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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방공무기 차출로 대북대비태세 부담…美 함정 파견 요청엔 신중
한국의 대미외교 관심사는 뒷전으로…교민 보호·에너지 확보에 전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민선희 기자 =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은 한국의 외교 안보 상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한미군 방공 전력의 일부가 차출되면서 당장 대북 대비태세에 부담이 커졌고, 이란이 장악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보내달라는 미국의 요구에도 직면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 전쟁에 몰두하면서 한미 간에 진행될 예정이던 원자력 협력 및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도 유탄을 맞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미국의 함정 파병 요청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한편 중동에 체류하고 있는 교민 보호와 에너지 확보 등에 일단 집중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우리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파병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주한미군 전력이 추가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
◇ 주한미군 방공무기 이미 차출…美 함정 파견 요구에 일단 '신중'
동맹인 미국이 벌이는 전쟁의 파장은 한국에도 미치고 있다.
우선 주한미군의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방공무기가 중동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방공 자산 소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로선 대북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지상전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에이태큼스(ATACMS) 등 주한미군이 보유한 지상무기와 병력까지 차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한미군 전력이 영구 재배치될 경우 한미 협의가 필요하지만, 일시 차출은 미측 통보만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파병 문제 또한 대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라건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1천800km 떨어진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 파견 가능성이 거론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은 우리 국익에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작전 위험성이 높고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며 신중한 분위기다.
이란을 적으로 돌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청해부대에는 기뢰 제거용 소해함이 없어 보내봤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청해부대 대신 한국에서 소해함을 파견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항 보장을 위한 기여 방안은 각국의 사정과 여건에 따라, 필요시 관련국 간 협의 하에 구체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TV 제공]
◇ 한국의 대미외교 관심사는 뒷전으로…교민 보호·에너지 확보에 '전력'
정부는 중동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교민 보호와 에너지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민 대피를 위해 군 수송기를 띄우고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협의해 직항 민항기와 전세기를 편성했다. 현재 페르시아만 일대에는 우리나라 선박 26척, 선원은 179명이 체류 중이며 이란에는 교민 40여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서방 국가 대부분이 주이란대사관을 철수한 상황에서도 현지 공관을 유지하며 이란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3일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보장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요청했다.
또 쿠웨이트와 오만 등 걸프 지역 국가 외교장관들과 연쇄 통화를 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등 에너지 수급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서 우리의 대미 외교 관심사는 일단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한미는 지난해 두 차례의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의 안보 관련 합의사항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대 및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이다. 대미 투자와 관련한 문제로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늦어도 3월에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던 한미 간 협의는 미·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기약이 없어졌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관련한 사안도 마찬가지다.
당초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재개 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게 우리 정부의 구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연기되면서 역시 언제 다시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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