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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 만의 필리버스터戰…여소야대 지형서 與 입법저지는 처음

입력 2023-11-09 14: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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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법안 놓고 '4박5일 끝장토론'…巨野 '24시간후 강제 종료'로 무력화 전략


1964년 DJ '5시간 연설' 최초…1973년 폐지됐다 2012년 국회선진화법에 재도입

21대 국회 들어서만 세번째…최장 기록은 與 윤희숙 '12시간 47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여야가 9일 1년 반 만에, 그것도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또 한 번 '필리버스터 전쟁'에 돌입했다.


여야가 공수를 교대해가며 치고받을 이번 필리버스터 대치는 4개 쟁점법안(노란봉투법·방송3법)을 두고 이날부터 4박 5일간 숨 가쁘게 펼쳐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정치 지형에서 집권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입법 저지에 나서는 이례적 풍경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은 국회법을 활용해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입법을 강행할 계획이지만, 결국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가로막힐 공산이 커 보인다.




무제한 토론 나선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 jeong@yna.co.kr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이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자 '무제한 토론'으로 법안 처리를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본회의 안건에 대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동된다.


헌정사상 최초의 필리버스터 기록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썼다. 1964년 4월 임시국회에서 당시 초선이던 김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당 소속 김준연 의원의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쉬지 않고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필리버스터는 유신 시절이던 1973년에 폐지됐다가, 2012년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재도입됐다.


필리버스터가 실제 부활한 것은 테러방지법 논란이 불거진 2016년이었다.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그해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무려 9일에 걸쳐 법안 반대토론을 이어갔다.


소요 시간은 역대 최장인 192시간 25분에 달했는데, 릴레이 토론에 참여한 의원들의 최장 발언 기록도 거듭 경신됐다.




2016년 3월 무제한토론에 나선 당시 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자료사진


다음 필리버스터는 3년 10개월 뒤 20대 국회에서 등장했다.


야당이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여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법안들의 표결을 늦추려 필리버스터 카드를 빼 들었다.


이에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2∼3일로 짧게 자르고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살라미' 전술로 맞섰다. 임시회 회기가 끝나면 필리버스터 역시 자동 종료되는 국회법 조항을 이용한 것이다.


한국당은 '회기 쪼개기' 자체가 꼼수라며 회기 결정 자체에 대한 필리버스터까지 신청했으나 민주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필리버스터는 사흘을 채우지 못하고 50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21대 국회 들어 필리버스터 정국은 이미 두 차례가 있었다.


국민의힘은 2020년 12월 민주당이 추진한 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특별법 등 총 3개 법률안에 대해 12명이 릴레이 토론을 벌였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12시간 47분간 동안 발언을 이어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민주당도 9명의 주자를 출전시키며 여야 간 맞장 토론이 6일간 이어졌다.


당시 필리버스터 역시 강제 종료됐는데 '회기 쪼개기'가 아닌 표결로 강제 중단된 첫 사례였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필리버스터는 24시간 뒤 종료된다는 국회법 조항을 다수 의석을 점한 민주당이 활용한 것이다.


이후 2022년 4월 말, 국민의힘은 당시 여권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에 또다시 무제한 토론으로 맞섰으나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에 재차 가로막혔다.




무제한토론에 빈자리 국회 본회의장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기 전 첫번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할 때 본회의장의 여야 의원 자리가 비어 있다. 2022.4.27 srbaek@yna.co.kr


민주당은 이번 필리버스터에서는 2020년 때 구사했던 '24시간 뒤 강제 종료' 전략을 쓰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정의당과 일부 비교섭단체·무소속 의원들의 공조로 재적의원 5분의 3(179석) 이상을 확보한 만큼 4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건건이 24시간 단위로 강제 종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정기국회여서 '회기 쪼개기'가 쉽지 않은 데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 의결 시한(72시간) 문제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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